"착한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복지 구축해야"
(피플)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민간 역할 중요, 일자리 연계 새 모델 연구"
입력 : 2019-07-31 20:00:00 수정 : 2019-08-01 10:13:16
[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정부는 최근 지역 사회공헌활동을 펼친 기업에게 대출보증 심사시 평가를 우대해주는 '지역사회공헌 인정제' 시행을 발표했다. 인정제는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공헌 우수기업의 모범사례를 발굴·확산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이같은 사업을 주도한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이제는 국가가 주도하는 복지 사업을 넘어 사회가 함께 적극 참여하는 복지 사회가 열릴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경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매번 정부가 세금으로 복지사업을 증액하기 어려운 때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실제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는 이러한 복지 패러다임 구축의 사실상 첫 단계로 볼 수 있다. 서 회장은 "사회공헌 기업이 증가하는 등 민간 역할이 확대하면, 정부 중심에서 지역사회 위주로 변화해 복지체계가 보다 다양해 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31일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회관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한국사회복지협의회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소개와 역할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사회복지사업법에 의거해 설립한 사회복지 공익법인이다. 민간 사회복지 증진을 위한 협의조정과 정책개발, 조사연구, 교육훈련, 자원봉사활동의 진흥, 정보화 사업,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증진과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저출산·고령화 사회가 당면한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따뜻하고 활기찬 지역복지공동체 구축’을 새로운 비전으로 설정하고, 사회복지 현장과 민간자원을 연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현 정부들어 복지 정책이 강화하고 있다.
2017년 회장으로 취임할 때 상당한 위기 의식을 갖고 시작했다. 사회복지협의회가 사회복지 사업법상 이를 대표하는 것을 넘어 정부와 복지계를 이끌고 가야 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해서다. 가령 사회 복지 선진국인 일본의 전국사회복지협의회(전사협)는 정부 및 민간의 대표 기구 등과 파트너쉽이 매우 강하다. 예를 들어 일본은 전사협이 민간에서 무엇을 할 지 실천계획을 세우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다만 우리는 공동모금회와 시군구 등으로 조직이 다 분리돼 있어 중앙에서 주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가 복지 지원을 늘리는 부분은 긍정적이지만, 사회 복지가 정부 의존적이 돼 버리는 단점도 상존한다. 그동안 우리 정권의 모습을 보면, 새로운 정부가 세워지면 과거 흔적을 다 지우곤 했다.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이 업적이라고 생각하는 문화 때문인데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지역사회공헌인정제를 주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수년 전 일본을 방문한 적이 있는 데, 복지협의회가 사업들을 주도하는 것을 보고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편으로는 우리도 새로운 모델을 찾아서 일본이 한국으로부터 배우는 날이 왔으면 하는 마음도 가졌다. 그 중 하나가 지역사회공헌인정제다. 사회공헌을 펼치고 있는 우수 기업과 공공기관에게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 C마크' 엠블럼을 수여하는 것이다. 정부표창 및 해외연수 등 특전을 주고, 신용보증기금에서는 인정기업에게 대출보증 심사시 평가우대 뿐 아니라 매출채권보험 가입에 따른 보험료 할인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또 인정기업경영컨설팅 비용 및 기업연수의 기회도 주어진다.
 
반응은 어떤가. 
사실 이 사업은 사회서비스 질적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과 영국, 일본, 홍콩 등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 됐다. 우리가 이런 사업을 진행한다고 하니, 신용보증기금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인정받은 기업한테 심사를 할때 가점을 주겠다면서 제의해 온 것이다.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지역사회에 속한 소규모 중소기업 같은 경우 신용보증기금을 받는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 모델이 잘 정착하면 새로운 사회 복지 모델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우리가 추진하는 사회공헌 프로젝트가 결합된 가치 창출형 온라인 플랫폼(공익 쇼핑몰)도 앞으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업이 활성화되면 착한 생산자와 착한 소비자가 만나는 것으로, 기업은 이윤을 얻고 소비자는 기부했다는 행복감을 얻을 수 있다. 앞으로는 인정 기업의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기부금 영수증을 끊어주면서 세제혜택을 받게 해주는 모델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푸드뱅크 모델 사업을 몽골에 전수한 것으로 아는데.
푸드뱅크는 기초수급자에게 식재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식품제조·유통기업 및 개인으로부터 여유식품 및 생활용품 등을 기부받아 식품·생활용품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결식아동과 홀로 생활하시는 어르신, 재가 장애인 등 우리사회 저소득계층에게 식품을 지원해주는 사회복지분야 물적자원 전달체계로 보면 된다. 민관 협업을 바탕으로 한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되고 있고, 필요한 곳에 이를 알릴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
 
이른바 가치창출 사회기업이 왜 필요한가.
시민정신을 보면 시민사회의 제대로 된 시민은 기여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유명한 연설 중에 '국가로 부터 무엇을 원하기 전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목이 있다. 우리는 매번 정부로부터 복지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데, 냉정히 말하면 이는 시민사회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다. 물론 복지 사회권 이런 부분도 중요하지만 균형이 필요하다. 시민들이 다양한 형태로 사회에 기여하는 분위기가 필요하고, 협의회는 이같은 구조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 이런 구조가 익숙해지면 사회 복지의 부합하는 다양한 사업들이 만들어 질 수 있다. 
 
정부 중심의 복지는 한계가 있다는 말로 들린다.
이제는 복지 국가보다는 복지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현 정부에서 추구하는 모델은 정부 주도의 유럽식 복지국가인데, 현재 유럽은 너무 복지 재정이 팽창되고, 경제활력을 잃는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영국 같은 경우는 복지를 일자리와 연결시키고 있고, 일부는 복지서비스에 대해 정부가 직접하다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민간에 위탁하기도 했다. 정부는 그동안 해오던 사업에 집중하면서 민간을 대표하는 개인 및 기업 등의 사회공헌 의식을 복돋아 주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개인과 기업 등의 단체나 공공기관 등이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공헌에 적극 나설 수 있는 환경과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다. 
 
구상하는 사업이 있다면.
다른 국가를 예로 들면 홍콩의 경우 정부 지원을 30%만 받는다. 그외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다 스스로 벌어서 쓰는 것이다. 우리 목표는 일단 정부지원을 50%정도만 받는 것이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펀드매니징 전문가로 교육시키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지원만 의존해서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해서다. 새로운 영역을 개발하고 민간영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는 게 매우 중요하다. 온라인 쇼핑몰도 열었는데 아직은 열매를 맺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하지만 기죽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확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협의회 조직 내에서는 우리 스스로 사회혁신가가 되자고 강조하고 있고, 부서별로 맡은 분야의 새로운 모델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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