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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하반기 채용 시동…작년보다 소폭 늘 듯
이달말부터 채용공고 시작…당국 '일자리성적표' 압박 영향
2019-08-15 12:00:00 2019-08-15 12:28:54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은행권이 이달 말부터 하반기 신입행원 공개채용에 나선다. 채용규모는 작년 수준이거나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이달 중 금융권의 ‘일자리 창출효과 측정결과’를 공개하기로 하면서 은행들이 일자리 늘리기 압박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행연합회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KEB하나·농협·기업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은 오는 27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를 시작으로 하반기 공개 채용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채용박람회에서는 채용상담과 현장면접 등이 이뤄지며, 우수면접자(30%)에게는 하반기 공채 1차 서류전형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현장면접은 이달 19일까지 채용박람회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자 1인당 1개 금융회사에 한해서만 지원 가능하다.
 
은행별로는 산업은행이 가장 먼저 공개 채용 스타트를 끊는다.
 
현재 산업은행은 이달 27일부터 내달 10일까지 ‘2020년 신입행원(5급)’ 채용공고를 내고 지원자를 모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은 외부 전문가에게 채용업무를 위탁하기로 했으며, 최근 입찰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채용 전형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지원자에 대해서는 9월20일까지 서류평가를 거쳐 10월 중 필기시험과 온라인적성검사를 실시한 후 11월 1·2차 면접을 진행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기로 했다.
 
연초 연간채용 규모를 확정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9월 중 하반기 신입행원 공채에 나설 전망이다.
 
우선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 370여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올해 채용 규모는 작년(900여명)보다 10%가량 늘어난 1000명으로, 상반기 신한은행은 630여명의 직원을 채용했다. 올해 신한은행의 채용 목표는 ‘창의 융합형 인재 확보’로, 신한은행은 상경·공학·인문학 등 다양한 전공과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를 채용할 방침이다. 
 
지난해 750명을 채용한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300명을 신규 채용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450여명을 새롭게 뽑을 계획이다. 우리은행 일반직 신입행원 채용은 나이나 학력 등에 제한 없이 지원 가능하며, 채용은 서류전형과 필기전형, 1차 면접, 인성검사 및 2차 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특히,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부터 채용부문을 개인금융·기업금융·글로벌 부문 등으로 세분화하고 직무 전문성을 갖춘 실무형 인재를 선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청년 일자리 창출과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올해 특성화고 신입행원 채용 규모를 80명으로 작년보다 33% 늘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일반직 신입행원 채용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채용규모는) 연초에 발표한 대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국민·KEB하나·농협은행은 현재 채용 공고시기와 규모를 조율하고 있다. 비대면 금융 활성화로 은행 영업점포를 통폐합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은행의 직·간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를 측정해 공개하는 등 일자리 확충을 압박하고 나섬에 따라 채용 규모를 고심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신한·국민·우리·KEB하나·농협은행은 3345명을 신규 채용했으며 올해 채용 규모는 정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채용 규모를 예년과 같거나 소폭 늘릴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 초 신입행원(L1) 채용계획을 발표했던 국민은행은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채용공고를 내놓을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유니버셜뱅커(UB) 270명을 비롯해 정보통신기술(ICT) 130명, 전문자격보유자 15명 등 415여명에 달하는 신입행원을 채용했으며, 정기공채와 별도로 디지털·IB·WM 등 핵심성장분야에서 경력직 전문인력 200여명을 상시 채용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채용일정이나 규모가 명확히 정해진 것은 아니다”면서도 “은행 채용에 대한 관심이 많은 만큼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공고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EB하나은행은 9월 중순 경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 공고를 내고 원서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500명을 신규 채용했던 KEB하나은행은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인재를 채용할 전망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하반기 채용에 대한 윤곽은 9월 중 나올 것”이라며 “아직 채용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자리 창출 등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보면 채용 규모는 예년이랑 비슷하거나 조금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780여명을 신규 채용한 농협은행은 9월 말 채용공고를 내고 하반기 신입행원을 모집할 전망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360명을 채용한 바 있다. 
 
한편 은행권에서는 정기적인 채용보다 디지털·ICT인재를 확대하고 수시채용을 통해 인재를 수급하는 방향으로 채용 행태가 변화되는 모습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올해 ‘디지털/ICT 신한인 채용위크’를 신설하고 디지털·ICT 분야를 수시 채용하고 있으며 KEB하나은행 또한 하반기부터는 디지털 부문 등에 대해 수시채용을 병행하기로 했다.
 
이밖에 농협은행은 오는 28일까지 ‘NH디지털혁신캠퍼스 챌린지 해커톤’ 참가자를 모집하고, 일반부문 참가자에게는 은행 신규채용 전형 서류심사 면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범농협 사업과 연계된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조치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모바일이나 인터넷뱅킹 등을 이용한 비대면 금융이 활성화되면서 은행 채용에서도 디지털 부문 등 변화된 금융환경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면서 “(일자리 성적표 등)정부의 방침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채용을 무작정 늘리기보다는 명예퇴직 등 전체적인 인력 상황에 따라 채용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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