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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동향)정몽열, 상반기 실적 청신호…사업 다각화는 숙제
해외사업 전무, 주택사업 올인…그룹 인적 분할에 지배력 상승 여부도 관심
2019-08-19 06:00:00 2019-08-19 0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대부분의 중견 건설사는 지난 몇 년간 주택사업을 통해 큰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정책으로 주택 건설 시장도 큰 혼란에 빠졌다. 올 하반기를 시작으로 사업 구조가 주택사업에 쏠려 있는 중견 건설사의 위기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KCC건설도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 건설사 중 하나다. 그나마 올 상반기 실적이 전년보다 크게 성장해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지만, 해외사업 등 사업 다각화를 이루지 못해 한계가 지적된다. 그룹 의존도도 전년보다 높아진 상태다. 정몽열 KCC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 관심이 쏠린다.
 
KCC건설은 올 상반기 실적은 매출액 7253억원, 영업이익 3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2.3%, 19.8% 상승한 수치다. 반기순이익도 183억원에서 245억원으로 33.9% 상승했다. 수주잔고도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 1조9270억원을 기록했던 수주잔고는 1년만인 올해 상반기 2조5880억원으로 34.3% 상승했다. KCC건설의 실적 상승은 주택 등 건축공사 실적이 견인했다. 지난해 상반기 3220억원에 머물렀던 민간 건축공사는 올해 상반기 557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 528억원을 기록한 자체 사업(분양 사업)도 올해 664억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해외사업 부진은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 있다. 올 상반기 해외사업 매출은 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2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 최근 해외사업 실적이다. 아울러 올 상반기 내부거래 총액과 매출 대비 비중이 전년 동기보다 상승한 것도 흠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상반기 613억원(매출액 대비 12.0%)을 기록했던 내부 거래액은 올해 상반기 1063억원(매출액 대비 14.7%)으로 73.4% 가량 크게 상승했다. 올 상반기 내부 거래는 전부 모기업 KCC와의 거래다. 지난해 29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계열사 코리아오토글라스와의 거래액은 0원이다. 모기업 KCC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다행히 현재 KCC건설은 정 사장 지분이 상장회사 기준인 30%를 넘지 않아 일감 몰아주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그러나 국회에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 될 경우 KCC건설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돼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개정안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총수일가 지분율 기준을 상장회사 30%, 비상장회사 20%에서 20%로 일원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KCC는 KCC건설 최대 주주로 지분 36.03%를 갖고 있고, 정 사장은 29.99%를 보유하고 있다. 0.01%가 적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한편, 정 사장은 1996년 말 KCC건설 사내이사로 취임해 이듬해 등기임원이 됐다. 등기임원 후 KCC건설 부사장과 KCC자원개발 이사 등을 거쳐 2002년 KCC건설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정 사장은 KCC건설 이사회 의장도 맡아 소유권과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정 사장이 KCC건설을 실질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3남인 정 사장에게 2009년 KCC건설 지분 10%를 증여했다. 2016년 정 명예회장은 남은 지분 5.18%도 모두 정 사장에게 증여했다.
 
그러나 현재 정 사장은 KCC건설 최대주주는 아니다. 큰 형 정몽진 회장이 실질 지배하고 있는 KCC가 우호 지분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계열 분리를 해야 될 상황이 올 수 있다. 작은 형 정몽익 KCC 사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인적 분할을 통해 신설 법인 KCG를 맡게 된다. 삼남인 정 사장도 장기적으로 계열 분리를 준비할 것으라는 업계 관측이 많다. 특히 이번 KCC 인적분할을 계기로 정 사장이 KCC건설 지배력 강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정 사장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KCC 지분 5.28%와 인적분할을 통해 확보하게 되는 KCG 지분 5.28%를 활용해 KCC건설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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