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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형 낮추고 유상옵션 늘려…아파트 품질 저하 논란
2019-09-02 15:16:41 2019-09-02 15:17:34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기준 완화 발표 이후 아파트 유상 옵션이 늘어나고 있다. 낮은 분양가로 아파트를 분양 받는 것은 좋지만, 기본으로 제공되던 조건들이 유상 옵션으로 전환되면서 소비자 혜택은 나아질 게 없어지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예비 청약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분양가 외에도 유상 옵션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2일 업계에서는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이후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유상 옵션이 지금보다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분양가 통제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건설사들이 이전에는 기본으로 제공되던 조건들을 유상 옵션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생긴다. 일례로 지난 주말 견본주택을 오픈한 한 사업지에서는 통상 유상 옵션으로 발코니 확장을 선택하면 무상으로 설치해주던 침실 붙박이장을 별도로 선택해야 하는 유상 옵션으로 바꿨다.
 
이처럼 업계에서는 쪼개기 등을 통해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유상 옵션 품목이 더욱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통제를 받고 있는 건설사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여러 가지 유상 옵션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건설사는 아파트 뼈대만 만들어서 팔고, 내부 인테리어는 수분양자 개인 비용으로 각자 알아서 공사하는 방식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라고 전했다.
 
옵션을 늘려 기본형 품질을 낮추는 게 일반화 되면 아파트 품질 저하에 대한 우려도 낳는다. 현재 대부분의 아파트는 발코니 확장, 시스템 에어컨, 빌트인 냉장고 등 유상 옵션 선택을 기본으로 설계돼 있다. 만약 유상 옵션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설계 변경 등에 따른 공사 품질 저하 등의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 대부분의 수분양자들은 어쩔 수 없이 유상 옵션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견본주택 방문 당시 유상 옵션이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견본주택에서 예비 청약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롯데건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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