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은행권이 자영업자·소상공인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나섰다.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강조하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소호(소규모 개인사업자·SOHO)를 위한 별도의 플랫폼을 마련, 창업과 경영컨설팅을 지원하는 한편 전용 통장과 여신 서비스를 통해 예대율 관리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다만 자영업자 수는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대출규모는 늘어나면서 여신 부실화 우려도 제기된다.
사진/뉴시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10일 서울 강남과 중구 등에 자영업자를 위한 ‘신한SOHO(소호)성공지원센터’를 열 계획이다.
‘소호성공지원센터’는 경영과 창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상권분석과 노무관리 등 경영 전반의 운영방안을 지원하는 곳으로 신한은행은 지난 2017년 문을 연 ‘소호 사관학교’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지원 프로그램인 ‘신한 두드림’ 등과의 연계를 통해 자영업자와 청년 창업자의 자립을 도울 예정이다.
고객은 쏠(SOL)앱을 통해 원하는 센터를 신청 시 일대일 멘토링과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센터 개소 배경에는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유도하는 정부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가계 대출을 줄이고 혁신·중소기업으로 돈이 흘러가도록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금융·비금융 지원을 독려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개소식에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참여해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은행 입장에서는 예대율을 관리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상생이 가능하다. 내년부터 가계대출 가중치는 15% 늘리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 낮추는 등 신예대율 규제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사업자의 경우 사업운영 등 용도로 돈을 빌리면 기업대출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예대율 관리에 도움이 된다.
이 때문에 소호를 위한 플랫폼도 잇달아 시장에 나온 상황이다.
지난 7월말 국민은행은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 상생 지원을 위한 정책자금 플랫폼 ‘KB 브릿지(bridge)’를 선보였다. ‘KB브릿지’는 국민은행이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의 경영애로를 해소하고자 직접 개발한 모바일 정책자금 플랫폼으로 자영업자별 특성에 맞는 정책자금을 추천해주며, 창업·상권분석과 관련된 상담이 필요할 경우 은행 ‘KB소호컨설팅센터’에서 원스톱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 지원한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중소기업 상생 플랫폼 '박스(BOX)'를 통해 기업 경영을 지원하고 있다.
박스는 ‘기업 경영지원 전문가(Business Operation eXpert)’라는 의미로, 재무리포트와 맞춤형 정책자금 공고, 직원관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정책자금 맞춤 추천 △비대면 대출 지원 △생산자네트워크 지원 △기업 부동산 매매 중개 △일자리 매칭 등 총 12개 분야의 금융·비금융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편 경기 침체로 연체율 등 부실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63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늘었지만 자영업자 수는 552만명으로 1년 전보다 4만명 줄었다. 경기 악화가 지속되면 자영업 대출 부실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 셈이다.
올 상반기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41%(잠정)로 작년 6월보다 0.1%포인트 감소했지만 중소기업대출 연체율과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각각 0.49%, 0.31%로 전년동기대비 0.01%포인트, 0.03%포인트 상승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자영업자 고객이 늘어날 경우 은행에서는 기업대출 비율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서도 "연체율 등 리스크 관리는 당연히 신경써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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