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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잘 자도 하루가 달라진다"…수면의 가치에 주목하는 기업들
잠에 만족 못하는 한국인…쾌적한 수면 환경 조성에 '역점'
2019-09-09 15:47:44 2019-09-09 16:05:23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한국인만큼 '잠'을 인색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없다. 근면성실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기 때문에 잠을 죄악시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잠만큼 건강에 중요한 요소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잠만 잘 자도 스스로를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인식이 점차 확산되면서 기업들도 잠이 갖는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수면'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설립하는가 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제품들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수면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좋은 잠'에 주목하는 기업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사진/이케아 코리아
 
지난달 말 전라남도 여수에서 열린 '2019 벤처썸머포럼'에서 특별강연의 연사로 나선 김경일 아주대학교 교수는 "한국 사람들은 부지런하지 않은 것을 나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래서 한국인들은 항상 잠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다음날 나쁜 습관을 제어하는 능력을 상실한다는 것. 돌출 발언이나 행동으로 구설에 오르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전날 잠을 조금 잔 경우가 많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또 "사람마다 타고난 수면 시간이 다 다르다"며 "무조건 적게 자거나 많이 자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에게 적합한 수면 시간을 채워야 다음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데, 그 숫자를 모르니 불안하고 막막한 마음에 불면증도 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케아 코리아가 최근 한국인 109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채 안되는 45.8%만이 "현재의 침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주중 기준 하루 평균 침실 체류 시간이 8시간을 넘고 잠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스스로의 잠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도 수면의 가치에 다시금 주목하고 있다. 침대·침구 등 잠과 직접적인 사업 영역에 있는 곳들이 특히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브자리는 지난 2003년부터 수면환경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등 국내 대학 및 병원들과 제휴해 산학연 컨소시엄을 구성, 잠자리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 중이다. 또 이를 토대로 지난 2014년에는 업계 최초로 개인 맞춤형 수면 전문 브랜드 '슬립앤슬립'을 론칭했다. 슬립 코디네이터가 수면 컨설팅용 설문지 내용을 확인하고 전문 도구를 사용해 체형을 과학적으로 분석, 이를 통해 최적의 상품을 제안한다. 
 
이브자리는 지난 2003년부터 수면환경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이브자리
 
에이스침대는 최첨단 측정장비를 갖추고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침대과학 서비스 '이동수면공학연구소'를 지난 2004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특별 제작된 차량 내부에 구성된 이동수면공학연구소에서는 고객이 직접 침대에 누워있으면 체압 분포와 척추 형상을 측정해 사람의 체형을 18가지로 분류, 체형에 맞는 침대와 매트리스를 추천한다. 고객의 요청에 따라 수면과 침대에 관한 다양한 정보도 제공한다.
 
최근에는 좀 더 직접적인 슬로건으로 '숙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이케아 코리아의 '깨워요, 멋진 날', 에이스침대의 '좋은 잠이 쌓인다, 좋은 나를 만든다'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나'와 '날'의 중의적인 의미를 담았다. 
 
숙면을 유도하는 제품들도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이브자리는 더운 여름철에도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여름 전용 구스 이불을 선보였고, 알레르망은 시원함은 물론 알러지 유발 물질을 차단하는 기능성 원단을 사용한 차렵 이불 등을 출시했다. 씰리침대, 템퍼 등 침대 업체들도 기능성 매트리스 제품들을 앞세워 편안한 잠을 추구한다. 무더위가 물러가면서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등 보일러 업체들도 온수매트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쾌적한 숙면 환경 조성에 힘을 보탰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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