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른바 'TV전쟁'은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 측이 '8K TV'의 해상도 판단 기준을 놓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의 정기 회의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양사를 비롯한 전 세계 선두 TV 제조사들과 측정 기관들이 ICDM의 기준을 따르고 있는 만큼 이번 회의 결과에 '진짜 8K'에 대한 판결이 날 것이란 게 업계의 판단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24일부터(현지시간) 26일까지 3일간 미국 산호세에서 ICDM 정기 회의가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업계에서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8K' 해상도의 기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양사의 관심은 ICDM에서 해상도 측정에 있어 '화질선명도(CM)'값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을지 여부에 쏠려있다. LG전자는 CM값이 해상도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삼성전자의 QLED 8K TV가 앞서 ICDM에서 정한 기준치(50%이상)에 부합하지 못하기 때문에 "8K TV가 아니다"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삼성전자는 최신 디스플레이에 CM값 만을 해상도의 주요 기준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종합적인 기준"에 의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논거를 들어 반박했다.
삼성전자 QLED 8K 98형. 사진/삼성전자
특히 2016년 적록청백(RGBW) 방식을 채택한 TV의 해상도 기준에 대해 ICDM의 결론을 바라보는 양사의 시각은 다르지만, ICDM에 대한 권위는 모두 인정하고 있는 만큼 이번 회의가 시장의 혼란을 일단락 매듭지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ICDM은 당시 "디스플레이 해상도에 CM값을 명시해야 한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LG전자는 CM값이 중요한 해상도의 척도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당시 RGBW 논의 중심에 있었던 LG전자 TV의 경우 CM값은 규격 기준치를 만족시킨 상태에서 수치가 낮고 높음을 논의했지만, 삼성의 QLED 8K TV는 아예 기준치를 달성하지 못한다는 게 LG 측의 주장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ICDM은 CM값을 불완전한(imcomplete) 지표로 결론내렸고, 더 이상 지속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결론내렸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CM 값은 아날로그 TV 시절 물리적인 픽셀이 없을 때 해상도를 구분하기 위한 측정 방법"이라며 "CM값을 충족하고도 텍스트 가독이나 색이 빠지는 등 일부 제품에 논란의 여지가 있었고 이에 대해 ICDM 또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기에 2016년 이후 CM에 대한 논란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일 세계 최대 가전 축제 CES의 주최기관인 미국의 CTA는 LG전자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CTA는 8K TV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8K TV 로고 지원을 위한 인증 기준을 발표하면서 8K TV는 1X1 그릴패턴 기준 최소 50%의 CM값을 만족해야 된다고 명시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ICDM 회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양사의 관계 부서 임직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만약 CM값 기준치가 4K때처럼 유지된다면 삼성전자와 같은 기술력을 가진 기업에서 50%를 충족하도록 바꾸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세계 1,2위 기업간에 벌어지고 있는 논의가 결국에는 명백한 기준을 설정해줌으로서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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