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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성장도 정부 예상치 밑도나…국회 예산처, 성장률 2.3% 전망
정부 전망보다 0.3%p 낮아…정책 효과에도 소비·투자 부진
2019-10-04 06:00:00 2019-10-04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회 예산정책처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정부 전망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치다. 해 성장률도 정부 예상(2.4~2.5%)을 밑도는 2.0%로 내다봤다. 중기(2019~2023년) 경제전망 역시 연평균 2.3%로 2%대 중반 수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 경제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가 낮게 작용하면서 저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판단이다. 
 
3일 예산처의 '2020년 및 중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 실질GDP 성장률은 내수부진이 완화되고 수출이 소폭 증가하면서 2.3%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정부 전망치(2.6%)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치이며, 한국은행(2.5%)과도 0.2%포인트 차이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와는 같다. 다만 국가미래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우리 경제가 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며 각각 1.9%, 1.8%로 제시했다.
 
예산처의 전망이 정부 전망치와 차이가 나는 것은 정부의 경제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낮췄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내년 이후 세계경제 개선에 따른 수출 회복과 함께 경제활력 제고·혁신성장 등 정책 노력에 힘입어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예산처는 정책 효과에도 민간소비 등에서 정부 전망과는 다르게 부진을 보이며 2%대 중반 수성을 어려울 것으로 봤다. 
 
실제 예산처는 민간소비의 경우 정부의 소득 지원 정책, 주거비 부담 완화 등 정책 효과에도 임금상승률 둔화, 소비심리 약화 등으로 경제성장률을 하회하는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민간소비 전망치는 정부가 2.5%인 반면, 예산처는 2.1%에 그친다. 투자도 큰 폭의 개선세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올해 감소에 이어 내년에도 주거용 건물을 중심으로 부진이 지속되고, 설비투자도 장기간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 전환하지만 여전히 저조한 제조업평균 가동률,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 확대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수출(물량) 역시 낮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대폭 낮췄다. 예산처는 기존 2.5% 전망에서 0.5%포인트나 하락한 2.0% 전망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전망치 2.4~2.5%와 비교하면 0.4~0.5%포인트나 차이나는데, 경기회복이 더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저성장에 2019~2023년 실질GDP 성장률 연평균 전망치도 2.3%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2.7%보다 0.4%포인트 낮은 수치로, 저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윤기 예산처 거시경제분석과장은 "2019~2023년 중 실질GDP는 민간소비와 수출에 비해 투자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연평균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5년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도 큰 폭으로 하락, 2014~2018년 2.9%에서 2019~2023년 2.4%로 0.5%포인트 하향조정했다"며 "인구 감소로 노동 투입이 정체되고, 기술과 경영 혁신 등을 반영한 총요소생산성 마저 제자리걸음인 상태에서 건설·설비투자가 급감해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에 경기가 좋아진다는 근거가 미약한 상황"이라며 "내년 성장률은 반도체 회복 여부에 좌우될 것으로 보이는데, 반도체 반등 시기가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경제도 내년이 더 안 좋을 것"이라며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면 교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정부 전망치(2.6%)보다 0.3%포인트 낮은 2.3%로 전망했다. 사진은 수출용 선박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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