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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잡학사전)충치 자주 생기면 체질 탓?…60%가 유전
충치 막는 법랑질, 사람마다 달라…부실한 치아관리는 재발 원인
2019-10-15 06:00:00 2019-10-15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충치는 누구나 한 번은 생기는 흔한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88만여명이 치아우식증으로 진료를 받았다. 특히 절반 이상인 289만 명이 29세 이하로 나타나면서 관절 등과 달리 노화만이 질병의 원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새삼 부각됐다. 
 
일상적으로 흔히 겪을 수 있는 충치지만, 유독 주변에 자주 충치에 시달리는 사람이 존재한다. 당사자가 "나는 충치가 잘 생기는 체질"이라고 말하면, 주변에서 치아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람이 하는 핑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일리가 있는 말이다. 충치는 유전자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진규 강동경희대병원 치과보존과 교수는 "해외 연구에 따르면 충치의 약 60%가 유전과 연관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치아를 감싸 충치를 막는 법랑질이 유전에 의해 강도가 사람마다 달라지기 때문"이라며 "또 치아의 고랑이 선천적으로 깊은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음식물이 더 잘 끼기 때문에 이가 잘 썩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유전적 요인에 기인한 체질이 충치 발생의 빈도를 결정하긴 하지만 선천적으로 튼튼한 치아가 있어도 관리가 되지 않으면 충치가 생길 수 있다. 치아 표면의 충치균은 설탕, 전분 등 탄수화물을 분해하면서 산을 만들어 치아를 부식하는 치아 탈회를 만든다.
 
사람의 침에는 칼슘과 인과 같은 무기질이 있어 충치균이 무르게 만든 치아를 다시 원래 구조로 단단하게 만드는 재광화를 통해 충치를 방어하지만 충치는 충치균이 만드는 산이 많아지면 재광화되지 못하면서 발생한다. 치아는 피부, 뼈와 같은 다른 신체기관과 달리 치아 구조를 재생시켜주는 세포가 없어 한번 생긴 충치는 치료하기 전에는 나아지지 않는다.
 
충치는 크게 4기로 나뉘는데, 1기는 씹는 교합면의 고랑에 충치가 발생하며 2기는 고랑뿐 아니라 더 넓은 범위로 진행된다. 3기는 신경까지 충치가 침범한 경우로 충치로 인한 치아 통증을 느낄 수 있는 단계다. 초기 충치의 경우 양치질 등 치아관리를 잘하면 추가 진행의 징후가 없거나 에나멜 또는 치아구조물로 확장되지 않고 진행되지 않는 정지우식 상태로 보존할 수 있다. 30세 이상 성인의 경우 정지우식 상태가 매우 오랜 기간 지속되기도 하므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정기 검진을 통해 충치 진행 상황을 살펴야 한다.
 
충치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레진은 유기질 고분자와 무기질 충친재로 구성된 혼합물질이다. 높은 강도와 치아와 비슷한 색으로 심미성이 좋고 비용도 세라믹이나 금에 비해 저렴해 충치치료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복합레진의 수명은 3~16년으로 다양하게 보고되는데,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반드시 교체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레진의 탈락이나 변색 등의 문제가 없으면 치아관리와 정기적인 치과검진을 통해 평생 사용도 가능하다.
 
충치치료를 한 이후에도 치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충치가 다시 생길 수 있다. 아말감으로 치료를 했을 때 재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재료에 비해 치아와 접착력이 약하고 사용을 하면서 부분적으로 부서지기 쉬워 부식이 빨리 진행되고 그 틈으로 충치가 재발할 수 있다. 재치료를 하는 경우, 치아 삭제량이 많아질 수 있어 충치치료 이후에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치료 부위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수 해외 논문에 따르면 충치의 60% 이상은 유전과 연관이 있어 '이빨이 잘 썪는 체질'이란 표현은 실제로 가능하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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