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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키움그룹, 인터넷은행 재도전 포기…김익래 회장 지배구조 리스크 발목
금융자본 의존 구조로 혁신성 부족 한계…컨소시엄 이탈로 이어져
중견금융그룹 통합감독 강화 부담…김익래 그룹회장 등 당국 사정권
2019-10-16 08:00:00 2019-10-16 08:04:42
[뉴스토마토 이종용·백아란·김형석기자] 제3인터넷전문은행 유력 후보자로 분류됐던 키움증권의 키움뱅크 컨소시엄이 인터넷은행 도전을 포기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컨소시엄의 주요 주주 이탈 등으로 전략적인 판단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하지만, 그 이면에는 김익래 회장-다우기술-키움증권으로 이어지는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인터넷은행 진출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키움증권이 소속된 다우키움그룹은 제3인터넷은행 선정을 위한 예비인가 재도전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인터넷은행 인가에 가장 큰 도전 의지를 드러낸 금융사 중 하나다. 지난 5월 1차 예비인가 탈락 이후 실망감이 컸으나, 재도전을 염두에 두고 컨소시엄 구성을 준비하는 등 예비인가 신청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은행업 진출에 대한 의지가 강력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은행의 컨소시엄 참여가 필수인 상황에서 하나은행이 키움뱅크 컨소시엄에서 이탈했다. 다른 은행권 금융지주사 역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참여할 의향이 없었다. 컨소시엄에 은행이 참여하지 않으면 당국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자금조달 능력 및 지배주주 적합성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먼저 키움뱅크 컨소시엄의 주주 이탈은 혁신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키움뱅크 측은 지난 5월 금융위원회의 1차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사업 계획의 혁신성과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혁신성 있는 플랫폼 제시보다는 사세확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1차 예비인가에서 컨소시엄에 들어갔던 하나은행도 혁신성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2차 예비인가 신청에서 토스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나은행 한 관계자는 "올해 초 키움측과 인터넷은행 진출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혁신성 부족하다는 이유로 탈락했다"면서 "그 이후 (혁신성 부분 등 개선된 내용이 없어) 실현가능성 면에서 봤을 때 토스뱅크가 더 맞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키움뱅크 컨소시엄 다른 관계자는 "주요 주주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컨소시엄을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키움뱅크에 대한 '개인 사금고화' 우려 역시 걸림돌로 작용했다. 키움뱅크의 주주구성을 보면 키움증권(25.63%)과 다우기술(3%), 사람인에이치알(3%) 등 다우키움그룹 계열사들이 지분 34%를 차지하고 있다.
 
이 다우키움그룹은 김 회장이 사실상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다. 키움증권의 대주주는 다우기술이고, 다우기술의 최대주주는 다우데이타로 김 회장이 지분 40.64%를 갖고 있다. 김익래 회장의 지배구조가 강해지면서 인터넷은행이 개인은행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부분이다.
 
김익래 회장은 이현 키움증권 사장이 경영책임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투자본부, 기업금융본부, 구조화금융본부 등 주요 사업부서 본부장들에게 직접 업무 지시를 할 정도로 금융부문 지배력이 높다는 얘기가 내부에서 흘러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익래 회장은 열정이 많아 키움증권의 주요 부서 본부장에 직접 지시를 하면서 사업을 챙긴다"며 "그동안 중간에 비서실 등 컨트롤타워가 없었던 이유도 이 같은 배경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 리스크 역시 취약점이다. 인터넷은행의 대주주적격성 심사가 대주주와 그 기업의 총수를 묶어서 심사대상으로 하면서 키움뱅크의 최대주주인 다우키움그룹도 대주주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화가 진행되면서 감독 대상이 삼성·한화·미래에셋 등 대형그룹 뿐만 아니라 중견 금융그룹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2개 이상 금융사를 운영하고 자산총액이 5조원 안팎인 키움증권 역시 감독대상으로 포함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다우키움그룹의 내부거래 등 비금융업종의 불공정 영업행위나 자본건전성 감독이 강화된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될 경우 김익래 회장 등 오너 일가도 공정위 조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홍역을 치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와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우키움그룹의 경우 그동안 일감몰아주기 등 공정거래법 위반 조사나 다른 금융사에 준하는 수준의 자본건전성 감독을 받지 않았다"며 "대형금융그룹들과 마찬가지로 중견그룹들에 대한 다각적 검증이 강화되면 지배구조 재편 이슈도 따르게 된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종용·백아란·김형석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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