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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이배월)연 12% 배당수익 노릴 자, 그만한 위험을 감수하라
바다로19호 선박펀드, 분배수익률 높지만 용선사 재무상태 나빠 불안정
2019-11-01 06:00:00 2019-11-01 08:33:34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선박펀드 투자에서 가장 중요하게 따져봐야 하는 것은 첫째, 용선료가 얼마인지, 이 용선료를 재원으로 해서 나오는 분배금이 얼마인지, 둘째, 나중에 펀드 만기가 돌아오면 배를 중고선박으로 팔아야 하는데 이 시세가 어느 정도인지다. 
 
선박펀드 바다로19호는 2011년 9월 설립해 2012년 6월에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그리고 중국 조선소에서 5만7000DWT급 수프라막스 벌크선 2척을 한 척당 2700만달러, 총 5400만달러에 만들어 지어 2013년 7월1일에 인도했다. 용선사는 현대상선이다. 
 
처음 이 펀드가 예상했던대로 운영됐다면 좋았을 텐데 해운업황이 악화돼 목표수익률(연 7%)을 맞추지 못했다. 그로 인해 2016년에 펀드 운용사는 바다로19호의 운용기간을 2023년 7월까지로 연장한 상태다. 그 과정에서 정기용선계약(TC)을 2016년 8월18일부터 나용선계약(BBC)으로 변경했다. TC계약이란 배에 설비와 용구, 선원까지 세팅해서 빌려주는 형태로. 배를 빌리는 용선주는 용선료 외에 연료비, 입항세, 운항비 등을 부담해야 한다. BBC계약은 모든 조건을 제외하고 배만 빌려주는 것이다.
 
TC계약에서 BBC계약으로 바뀐 것은 선원을 포함하느냐 여부만이 아니었다. 분배금 계약조건이 달라졌다.  
 
 
바다로19호는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배당 상품이다. 그리고 투자원금의 연 7%를 분배금으로 주기로 돼 있었다. 선박펀드를 만드는 데 들어간 자본금은 760억원. 여기에 7%를 곱하면 53억2000만원이고, 이를 전체 주식 1520만주로 나누면 1주당 350원이란 분배금이 산출된다. 월배당 상품이므로 매달 29.16원 정도씩 분배금을 준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TC계약에서는 이것이 확정금액이지만 BBC계약은 용선료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이 맹점이다. 용선료를 애초 계약 수준에서 주면 다행인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예를 들어 용선사인 현대상선의 재무상태가 악화될 경우엔 용선료를 못 받게 되거나 어쩔 수 없이 협의에 의해 인하할 수밖에 없다. 또 현대상선을 포기하고 다른 용선사를 새로 찾아야 한다거나 배를 예정일보다 앞당겨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다행히 지금은 예정대로 용선료가 들어와 정상적인 수준으로 분배금을 나눠주고 있지만 현대상선이 계속 적자행진 중이라 회사 사정을 살펴야 한다. 
 
바다로19호 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TC계약에서 BBC계약으로 바뀐 것도 재무 사정이 나빠진 현대상선 측의 간곡한 요청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바다로19호는 분배금 지급내역을 공시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나왔던 10월23일자 공시를 보면 10월28일을 기준일로 해서 ‘76,000,020,000×7.0%×31일÷365일= 451,835,735원(분배금 총액)’을 준다고 계산식까지 곁들여 설명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확하게 일수로 산출한 분배금이라서 월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12개월 동안 받는 분배금을 더하면 350원이 될 것이다. 현재가(2930원) 대비 시가배당률은 11.94%, 무려 12%에 육박하는 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높은 수익률에도 주가가 이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은 위와 같은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 중고선 가격도 점검해야 한다. 배를 만든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아직 4년은 더 운영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재무제표 비유동성자산 항목에서도 매번 감가상각한 값을 반영하고 있다. 실제 중고선가는 이보다 낮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바다로19호는 나중에 중고선박을 팔 때 1척당 최소 1400만달러를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했다. 이를 주식 수로 나누면 1주당 1.842달러, 환율 1160원을 대입하면 약 2137원이다. 최소한의 안전마진이긴 한데 현재가와 차이가 크다. 
 
결과적으로, 바다로19호는 높은 배당수익률을 얻기 위해 그만큼 위험도 감수해야 할 종목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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