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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금지' 유승준, 파기환송 승소…17년만에 한국 입국길 열려(종합)
법원 "1심 판결을 취소하고 비자발급 거부를 취소한다"
2019-11-15 15:34:32 2019-11-15 15:34:32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가수 스티브 유(본명 유승준)가 17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길이 열렸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한창훈)는 15일 유씨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주재 한국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을 취소하고 LA 총영사관이 유씨에게 한 사증발급 거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가수 유승준에 대해 법원이 비자발급 거부를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사진은 아프리카TV에서 한국 입국을 호소하고 있는 유씨. 사진/뉴시스
 
이는 대법원이 LA 총영사관의 비자 거부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을 유지한 것이다. 보통 파기환송심에서는 중대한 증거가 새롭게 제기되지 않는 이상 재판부가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에 따른다.
 
유씨는 지난 2002년 1월 해외 공연 등 명목으로 출국한 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이 일었다. 당시 병무청장은 법무부 장관에게 입국 금지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유씨의 입국을 금지시켰다. 유씨는 지난 2015년 10월 재외동포로서 비자를 신청했다. LA 총영사관이 "입국규제대상자에 해당한다"고 비자발급을 불허하자 유씨는 "재외동포는 입국 금지 대상자 심사 대상이 아니"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유씨가 패소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재외공관장이 법무부 장관의 입국금지 결정을 그대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LA 총영사관은 사증발급 거부처분에 대한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면서 원심을 파기하고 파기환송했다.
 
가수 유승준에 대해 법원이 비자발급 거부를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사진은 법률대리인 김형수(오른쪽) 변호사와 류정선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다만 이번 판결이 유씨의 승소로 확정될 지는 지켜봐야할 문제다. LA 총영사관 측이 상고할 경우 대법원 재상고심을 거쳐야 한다. LA 총영사관이 재외동포법상 대한민국 안전보장·질서유지·공공복리 등 국익을 해칠 우려를 이유로 비자발급을 거부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 경우 유씨가 비자발급을 받으려면 다시 행정소송 등 불복 절차를 밟아야 한다.
 
유씨의 변호를 맡은 김형수 변호사는 선고 이후 기자들과 만나 "법원의 이번 판결을 존중하고 감사드린다"면서 "향후 진행방향은 유씨와 상의해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청과 법무부에서도 판결취지를 고려해주길 바란다"면서 "상고심 여부와 재처분을 어떻게 하실 지는 사안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수 유승준에 대해 법원이 비자발급 거부를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사진은 행정소송 판결을 기다리는 유씨의 팬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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