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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TF 꾸려 '신탁판매 허용' 당국에 요구
은성수, 공모형신탁 허용 가능성…"사모와 분리 가능하면 공모 장려"
2019-11-20 16:16:41 2019-11-20 16:16:41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신탁상품 판매 제한에 대해 TF(태스크포스)를 꾸려 대응에 나선다. 당국이 DLF사태의 개선방안으로 파생결합증권(ELS·DLS)이 담긴 신탁도 은행에서 팔 수 없도록 포함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이번 규제가 예상을 벗어나 고강도로 추진되는 데다 해석도 은행마다 달라 TF를 통해 합의된 의견을 모아 당국에 전달할 계획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0일 공모형 신탁에 대해서는 길을 터주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은행의 요구가 일부 수용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은행연)와 각 은행별 실무진들은 DLF대책과 관련해 대응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은행연은 의견이 취합되는 대로 내주까지 신탁상품 판매 제한에 대한 의견을 금융위에 전달키로 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문제가 됐던 상품군에 대한 제재는 예상을 했지만 신탁부분 판매 제한은 예상을 못했던 부분이라 급하게 각 은행별 실무회의가 진행된 상황"이라며 "판매할 수 있는 상품 권한에 대한 정의도 모호해 은행마다 해석이 상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합회 차원에서 TF를 구성하고 각 은행이 마련한 방안을 조율해 당국에 이를 전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DLF사태에 따라 파생결합펀드(ELF·DLF), 파생결합신탁(ELT·DLT) 등을 은행에서 판매가 금지되는 주요 상품으로 꼽았다. 은행들은 특히 파행결합신탁이 포함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은행이 취급하는 파생결합신탁의 판매 잔액은 올 상반기까지 42조8000억원 수준이다. 
 
당국은 당초 4조3000억원 규모의 DLF 상품 중 금리연계 DLS를 편입한 사모펀드가 문제가 된다고 판단했지만 이보다 더 큰 시장을 규제에 포함시켰다. 앞으로는 공·사모 구분과 상관없이 구조가 복잡하고 위험성이 일정 수준(원금손실 가능성 20~30%) 이상으로 크다면 해당 상품의 은행 취급을 막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국이 제시한 일정수준이란 기준에서 판매 가능한 상품의 해석이 분분하게 나뉜다. 
 
특히 ELT는 주가연계증권(ELS)을 신탁 형식으로 포장한 상품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발행 시점의 55~65% 수준인 만기 손익분기점까지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이 나는 구조가 많으나, 당국이 정한 수준의 손실도 가능해 은행의 상품 취급이 어려워졌다. ELT는 올 6월까지의 잔액이 40조4000억원 수준이다.  
 
다양한 금융상품을 조합해 원금 손실 가능성을 20~30% 내로 제한하는 포트폴리오를 꾸리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분류를 피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당국이 이를 제재의 우회로로 간주하고 규제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제재 상품에 대한 정의도 모호하고 시행령에 따른 업권 계도기간도 짧아 어떤 방향에서는 내년도 사업계획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은 위원장은 일부 규제 완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은행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신탁은 사실상 사모라고 하는데, 신탁을 (공모와 사모로) 분리만 할 수 있다면 (공모 신탁을) 장려하고 싶다"고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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