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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되는 스몰캡 돋보기)‘V자’ 실적 반등 노리는 필옵틱스
작년 디스플레이 투자축소에 위기…2차전지·중국향 수출로 재도약
2019-11-21 01:00:00 2019-11-21 01: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매출은 기업의 성장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회사의 주요 제품이 시장에서 얼마나 잘 팔렸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회사가 속한 산업의 환경 혹은 비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을 판단할 때 순이익 여부는 물론 매출 증가율은 투자 판단에 중요 요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4분기 기준(컨센서스)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으로 필옵틱스가 꼽혔다. 레이저 응용장비 제조업체인 필옵틱스는 전방산업의 투자 부진에 2018년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겪었지만, 올해 ‘V자’ 매출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주가도 이를 반영하듯 52주 신고가를 기록 중이다.
 
시장 침체기 벗어나 비상 노린다
 
지난 2008년 설립된 필옵틱스(161580)는 레이저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제조설비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주요 제품은 디스플레이 패널용 레이저 커팅과 리프트 오프장비, 2차전지용 노칭(Notching) 모듈 장비로 구성되어 있다.
 
회사의 매출은 설립 이후 빠르게 늘어나 지난 2013년 1000억원을 달성했고, 2016년에는 182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매출 2854억원을 기록하는 등 고성장을 구가하며 30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2018년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투자 축소로 위기를 겪게 된다. 2017년 2568억원이었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레이저 장비 매출이 2018년 265억원으로 대폭 감소하는 등 실적이 급격히 줄었다. 상장 당시 2만원을 웃돌았던 주가는 실적 부진과 함께 고꾸라지면서 올 초 6000원대까지 하락했다.
 
신한금융투자가 추정한 필옵틱스 실적. 자료/신한금융투자
이렇게 부진했던 필옵틱스가 하반기서부터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일 기준 52주 신고가(1만1350원)를 다시 경신하는 등 연일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5월에 찍은 52주 신저가(6370원)와 비교하면 벌써 60% 넘게 올랐다. 필옵틱스의 실적 증가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필옵틱스의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1115억원으로 전년(555억원)보다 101% 급증했다. 증권가도 필옵틱스의 매출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민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필옵틱스의 4분기 매출액을 490억원으로 추정하고, 연간 매출액을 16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신규 수주와 수주잔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내년 디스플레이 업사이클과 고객사 설비투자가 재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필옵틱스 본사 전경. 사진/필옵틱스
 
2차전지 수주 증가에 중국향 디스플레이까지
 
필옵틱스의 이차전지 장비 모습. 사진/필옵틱스
필옵틱스는 2차전지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세계 최초로 레이저 노칭 기술을 적용한 자동차용 2차전지 공정 장비를 상용화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이 장비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인 삼성SDI의 2차전지 제조라인에 적용했으며, 점차 2차전지 산업에서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2018년 2차전지 공정장비 매출은 97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반기 기준으로 226억원까지 늘어났다.
 
필옵틱스 관계자는 “2차전지 수주 실적은 2017년 약 104억원에서 2018년 361억원으로 급증했다”면서 “매년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현재 2차전지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각국의 환경보호 정책 강화와 기술 발전에 따라 전기차 시장의 성장도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디스플레이 산업이 회복기에 들어서면서 회사의 핵심 제품이던 OLED 레이저 장비 매출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향 디스플레이 시장이 빠른 속도로 투자를 늘리고 있어 이에 따른 수혜를 보고 있다. 필옵틱스의 OLED 레이저 응용장비 수출액은 지난해 4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3분기까지 558억원을 기록 중이다. 증가율이 1295%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향 디스플레이 장비와 2차전지 공정장비 판매가 대폭 증가하면서 매출 회복이 빨라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대형 OLED와 폴더블 투자, 2차전지 수주 확대를 통한 실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회사는 아직 영업적자 상태에 놓여있다. 2018년 2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3분기까지도 84억원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필옵틱스 측은 “신규 개발성 장비가 많아 적자가 발생했다”면서 “실적 개선을 위해 원가절감과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필옵틱스는 OLED용 섀도마스크 국산화를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 테스트 중이며 내년부터 양산성 검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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