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 올해 3분기 누적 사회공헌 집행 현황. 사진/생명보험협회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생명보험사들의 사회기부가 여전히 인색하다는 평가다. 수조원의 순이익을 내고도 대형사들 다수는 순익대비 기부금 비중이 0%에 머물렀다.
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23개 생보사는 올해 3분기 351억3300만원을 사회공헌 기부금으로 지출했다. 보험사 1곳당 평균 15억1752만원씩을 기부한 셈이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3조807억1900만원) 가운데서는 1.13%를 차지하는 규모다.
특히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총자산 상위 5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삼성생명은 기부금 비중이 가장 낮았다. 삼성생명은 3분기 누적 8192억63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지만 사회에 환원한 돈은 0.39% 수준인 32억1000만원에 불과했다.
교보생명도 마찬가지다. 교보생명은 올해 3분기까지 6072억9500만원의 순익을 거두고도 사회공헌 활동으로는 31억3500만원을 지출한 게 전부다. 이는 순이익의 0.52%에 불과한 수치다. 순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1%도 미치지 않은 셈이다.
미래에셋생명 역시 기부금 비중이 0%대여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미래에셋생명은 당기순이익 859억 가운데 8억2600만원만 기부했다. 당기순이익 대비 기부금 규모는 0.96%다.
상위 5개사 가운데서도 농협생명과 한화생명은 당기순이익 대비 기부금 집행비율이 높았다. 농협생명은 251억3400만원 가운데 8억6300만원을 기부해 3.43%를, 한화생명은 1543억4100만원 중 447억4200만원을 기부해 3.07%를 기록했다. 업계 평균인 1.13%보다 3배가량 높은 수치다.
전체 생보사 기준으로는 10곳의 보험사가 0%대의 기부금 집행율을 집행했다. 동양생명은 당기순이익 1797억2600만원을 벌었지만 사회공헌 규모는 0.01%인 1100만원만 기부했다. 23개 보험사 중 집행비율과 기부금액 모두 꼴찌였다.
이어 △푸본현대생명(2500만원·0.08%) △KDB생명(6700만원·0.09%) △IBK연금보험(9200만원·0.22%) △흥국생명(2억8700만원·0.26%) △DB생명(6400만원·0.29%) △DGB생명(7200만원·0.32%) △삼성생명(0.39%) △교보생명(0.52%) △푸르덴셜생명(12억9000만원·0.88%) 등이다.
반면 자산순위로 생보업계 18위인 하나생명은 기부금 비율로는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하나생명은 당기순이익 84억2100만원 중 13억6900만원을 기부해 16.26%의 집행비율을 기록했다. 순이익이 적기도 했지만 하나금융그룹의 보육 지원 사업에 적극 참여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라이나생명의 기부금 비율도 높았다. 라이나생명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634억3000만원 가운데 무려 121억4800만원을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출해 기부금 집행비율이 4.61%에 달했다. 생보사 중 기부금 규모가 유일하게 100억이 넘었다.
보험사 관계자는 "기부금액 비율이 다른 산업에 비해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악화된 업황으로 생보사들의 실적이 감소한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매년 4분기에 집중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보험사들도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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