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리듬)한·미 "주한미군기지 4곳 반환 합의...오염처리는 한국이"
입력 : 2019-12-12 16:46:13 수정 : 2019-12-12 16:46:13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앵커]
 
한미 정부가 원주와 부평, 동두천 등 폐쇄된 주한미군 기지 네곳을 한국에 반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폐쇄된지 10년만입니다. 용산미군기지도 반환결정 10여년만에 정식으로 이행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양국 입장차가 컸던 오염정화 비용 1100억여원은 일단 우리 정부가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주한미군기지 반환 이슈,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드리겠습니다. 정치부 한동인 기자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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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자. 오염 정화 문제로 지연되던 주한미군 기지 4곳에 대해 한미 양측이 11일 즉각 반환에 합의 했죠. 또 용산기지의 경우엔 반환 협의 절차를 공식적으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지지부진하던 미군기지 반환 문제가 어떻게 해결 된 건가요?
 
[기자]  
 
네. 어제 한미 양측은 평택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서 주한미군 주둔 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합의를 도출했습니다. 우선 즉각 반환되는 4곳은 원주 2곳과 동두천, 부평입니다. 용산기지의 경우 공식적 반환 절차를 밟아가기로 합의했습니다. 
다만 조건이 붙습니다. 한미양측은 오염정화 책임 문제와 주한미군이 현재 사용중인 기지의 환경관리 강화방안, 한국 측이 제안하는 SOFA 관련 문서 개정 가능성에 대한 한미간 협의 지속이라는 조건 하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들 기지는 지난 2009년부터 2011년 사이에 폐쇄됐지만 환경단체 등이 제기한 미군기지의 오염정화 기준 및 정화 책임을 놓고 이견이 있어 10년 가까이 반환이 지연된 바 있습니다. 결국 우리 정부가 미군기지 반환으로 인한 지역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이같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용산 기지가 그동안 외국 군대 주둔지 역할을 해왔는데, 이번 결정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기자]  
 
그동안 용산은 외국 군대의 주둔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우선 그래프를 보시면, 용산기지의 역사를 보면 13세기 말, 고려시대 때 최초로 외국군이 주둔했습니다. 당시 몽골군 침략 때 용산에 일본 정벌을 위한 병참기지가 설치된 것이 그 시작입니다. 이후 1592년 임진왜란 초기에 왜군이 용산에 후방 병참기지를 조성했고 근대에 들어선 미군정 시기 미 7사단이 주둔해 3년여간 사용 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한국군 단독으로 주둔하긴 했지만 1년이 채 안됩니다. 그런데 한국전쟁 발발로 미군이 다시 들어서면서 지금의 용산기지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후 1987년 전평시 작전통제권 전환과 함께 용산기지 이전 논의가 시작됐고 바로 어제 공식적인 반환 절차의 첫발을 내딛는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이번 합의가 용산의 외국 군대 주둔지로서의 시대를 마감하고 우리 국민에게 돌아오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간 용산기지에서 한미동맹의 역사가 시작되고 흘러왔다면 이제는 용산시대를 넘어 평택시대 개막으로 한미동맹이 새로운 시대로 발전해 나가는 상징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2017년 4월25일 평택으로 이전하기 전 용산 미군기지 모습. 사진/뉴시스
 
[앵커]
 
그런데 반환 조건을 보면 협의를 지속한다는 조건 하에 이같은 합의를 이뤘습니다. 그간의 문제 해결된 것은 아닌가요?
 
[기자]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미 양측은 한미간 협의를 지속한다는 조건으로 4개 기지 즉시 반환에 합의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오염정화 책임 문제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우선적으로 반환에 합의한 것입니다. 정부는 이에 "기존에는 한미간 정화책임 관련 협의가 장기간 공전으로 기지반환 자체가 지연됨에 따라, 미측과 정화책임 관련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로 SOFA 관련 협의를 종결했다면 이번에는 미국 측의 정화책임과 환경문제 관련 제도개선 등에 대한 협의의 문(門)을 계속 열어놓고 기지를 반환받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오염 정화 책임에 대한 협의는 계속 하지만 우리 정부가 우선적으로 정화 작업을 시작하고 비용도 우리가 부담한 후에 합의점을 찾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현재 4개 기지는 토양과 지하수 오염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랜 주둔 기간에 걸쳐 낡은 유류 저장 탱크와 배관에서 기름이 새어 나오고, 미군이 폐기물을 지속해서 소각해온 탓입니다. 부평기지의 경우엔 토양에서 발암 물질인 다이옥신류가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또 정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4곳의 정화비용은 약 1100억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미군이 미군기지 폐쇄 이후 정화비용을 부담한 사례가 없어 결과적으론 우리 정부가 모든 것을 부담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럼에도 정부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지역고통을 덜기 위해서입니다. 미군기지 반환이 계속해서 지연 될 경우 그 기대효과가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줄어들고 지역민들이 부담해야 할 고통도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럼에도 이번 반환 조치가 다소 서둘렀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운데,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양측간 합의는 우리 정부의 결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긴 시간 논쟁거리였던 오염정화 비용을 일단 우리가 부담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이러한 결단에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지난 9월부터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시작됐는데 아직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이 올해 분담금의 5배가 넘는 금액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1100억 규모의 오염정화비용을 우리가 우선 부담한다면 방위비분담금 총액을 키울 수 있지 않느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아직 남은 미군기지 20여 곳을 합하면 1조 5000억원 규모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다만 자칫 방위비에 정화비용을 담는다면 우리로선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의 방위비 협상 기조가 현행 방위비가 다루는 내용만을 주장하는 것인데 추가 금액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 오염정화 비용 우선 부담을 ‘동맹 기여’ 정도로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외교부 관계자도 이와 관련해선 이번 4개 기지 반환은 방위비 분담 협상과는 무관하게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4개 기지는 즉각 반환이고 용산기지는 반환 협의 개시인데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요.
 
[기자]  
 
원주 2곳, 동두천, 부평의 주민들은 이번 결정에 기대감을 나타내며 환영하고 있습니다. 원주의 경우 주민들의 여가선용과 휴식공간을 제공한다는 방침입니다. 기존 부지 내 건축물과 시설물 현장조사로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문화 체육공원 조성 등이 계획된 상태입니다. 부평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의 아픈 역사적 현장인 '일본육군 조병창' 유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만큼, 조병창 유적 활용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또 평화박물관 조성 계획도 잡혀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군 기지 반환으로 해당 부지들이 주민들 품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115년째 외국군 주둔지로 이용된 용산기지는 생태, 역사공원으로 조성될 계획입니다. 지난 2014년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 발표 당시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설정한 바 있습니다. 다만 용산기지의 경우 아직 환경조사와 미군 측과 토양 오염 정화 문제를 협의해야 하는 만큼 정확한 반환 시기를 예단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간 협상이 진척도 보이지 못하다 이제라도 반환 협상이 시작돼 용산기지 반환과 국가공원 조성의 첫 발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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