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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자 10명 중 3명 눈높이 낮춰 하향취업
한은 이슈노트, 고학력 일자리 수 감소 여파
2019-12-23 16:41:37 2019-12-23 16:41:37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4년제 대학졸업자의 약 30%는 고졸 이하의 학력을 요구하는 직업으로 '하향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이 고학력 노동공급의 증가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료/한국은행
 
23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 이슈노트 '하향취업의 현황과 특징'에 따르면 경제활동 인구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하향취업자는 지난 2000년 22~23%에서 올해 9월에 30.5%로 상승했다. 
 
하향취업은 취업자의 학력이 일자리가 요구하는 학력보다 높은 경우를 의미한다. 전체 취업자 중 하향취업자의 비율인 하향취업률은 고학력 일자리보다 대졸자 증가폭이 더 큰 노동시장 수급불균형에 따라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하향 취업 증가 추세는 고학력 일자리 증가(수요)가 대졸자 증가(공급)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을 반영한다. 지난 2000년부터 2018년 중 대졸자가 연평균 4.3% 증가한 반면, 적정 일자리는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자료/한국은행
 
하향취업자가 적정 취업으로 전환하는 '일자리 사다리' 비율도 낮았다. 하향취업자 중 4.6%만이 1년 후에 적정취업으로 전환됐고, 85.6%가 1년 후에도 하향취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년 후 전환율도 8.0%, 3년후 11.1%에 그쳤다. 하향취업 상태를 계속 유지할 확률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직업간 단절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임금손실도 발생했다. 하향취업자의 평균임금은 지난 2004~2018년중 177만원으로 적정취업자의 평균임금(284만원)보다 38%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임금분포도 하향취업자는 150만원 주변에 집중된 반면 적정취업자의 임금은 150~450만원 구간에 넓게 분포했다. 
 
한은 조사국 관계자는 "일자리 사다리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임금 격차도 큰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할 때 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하도록 만드는 유인으로 작용한다"면서 "하향취업의 증가는 인적자본 활용의 비효율성, 생산성 둔화 등을 초래하므로 노동공급 측면에서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필요 이상의 고학력화 현상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하향 취업에 따른 낙인 효과를 줄이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제도 개선을 통해 직업 간 원활한 노동이동을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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