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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아시아나 2조5천억원에 품었다(종합)
HDC현산, 아시아나 지분 61.5% 확보
아시아나 보낸 금호, 재계 순위 60위권 밖으로
2019-12-27 12:50:16 2019-12-27 12:53:07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31년 만에 HDC현대산업개발로 바뀌었다. 인수 규모는 2조5000억원으로 인수 후 HDC현산은 아시아나 지분 61.5%를 보유하게 된다.
 
27일 HDC현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안을 의결하고 금호산업, 아시아나와 각각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컨소시엄은 인수에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이중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주식(구주·30.77%) 매입에는 3228억원을 썼다. 구주 인수 가격은 주당 4700원이다.
 
이번 계약 체결로 HDC현산은 아시아나 지분 약 61.5%를 확보하게 된다. 단 지분율은 변동될 수 있다. 재무적투자자(FI)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인수에 4899억여원을 투자했으며 약 15%의 지분을 보유할 예정이다.
 
SPA 체결로 아시아나는 HDC 소속이 되며, 부채비율은 올 3분기 기준 807.6%에서 306.8%까지 낮아진다.
 
인수 협상의 쟁점이었던 우발채무에 대한 손해배상한도는 구주 매각 가격의 9.9%(약 317억원)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HDC현산은 이른바 '기내식 사태'로 아시아나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을 받을 수 있다며 구주 가격의 15% 이상을 손배한도로 제시했다. 반면 금호는 5%만 부담하겠다고 맞서며 당초 12일 체결 예정이었던 SPA도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1월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정몽규 HDC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주 매각 가격도 이번 협상의 쟁점이었다. 구주는 금호그룹 재건에 쓰일 자금으로 금호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강조하며 4000억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HDC현산이 제시했던 3200억원대로 마무리됐다.
 
아시아나를 품에 안게 된 HDC현산은 내년 1분기 중 아시아나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진을 교체할 예정이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할 보통주식(신주) 2조1772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이번 인수로 HDC현산은 항공을 비롯해 건설, 유통 계열사를 둔 그룹으로 도약하며 재계 순위가 33위에서 17위로 상승했다.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개 계열사만 남게 되면서 60위권 밖으로 밀려나게 됐다.
 
HDC현산은 아시아나를 중심으로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정몽규 HDC 회장은 지난 11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를 인수해 항공산업뿐 아니라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본 불매운동, 경쟁 과열로 항공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인력 구조조정이나 체계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아시아나는 인수 전부터 희망퇴직, 무급휴직 등 인력 줄이기에 나선 바 있다.
 
또 아시아나의 상징으로 통했던 붉은색 날개 로고도 떼어 낼 전망이다. 이 로고의 소유권이 금호산업에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마일리지 개편, 기내식 업체 변경, 기내 청소와 경비 등을 맡은 하청기업과의 계약 유지 여부 등이 과제로 남았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31년 만에 HDC현대산업개발로 바뀐다. 사진/뉴시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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