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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수산시장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
구시장 상인 노량진 역앞서 노점 운영·농성…서울시·동작구 "해결 불가"
2020-01-16 15:05:30 2020-01-16 15:19:1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구 노량진수산시장에 대한 명도 집행이 2년여 만에 완료됐지만, 신시장으로의 입주를 거부한 80명의 구 상인들은 노량진역 앞에서 노점을 운영하고 시청에서 농성을 벌이는 등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노량진역 앞에서 구시장 상인들이 노점을 운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홍연 기자
 
16일 동작구청에 따르면 노량진역 1번 출구 앞에는 18개의 포장마차, 좌판, 분식류 점포가 지난 10월부터 설치돼 있다. 통행 불편 등 이와 관련한 민원은 현재까지 430여 건이 접수된 상태다. 구시장 상인들은 투쟁기금과 상인들 간의 구심점 마련을 위해 거리로 나왔다는 설명이다. 윤헌주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 총연합회 위원장은 "냉동시설도 없고 열악한 환경에서 장사를 하다 보니 구색을 갖춰서 할 수 있는 형편이 안되고, 매출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의 핵심 요구 사항은 구시장에서 계속 장사를 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구 노량진수산 내 명도집행 대상은 전부 집행이 완료되고, 구 노량진수산시장은 본격적인 철거 작업 착수를 앞둔 상황이다. 서울시 역시 명도집행이 끝난 상황이라 개입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3여 년의 시간 동안 중재 역할을 했지만, 진척이 없었고 이제 노점상이 돼버려 우리의 소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작구는 지난해 12월 해당 노점상들에 대해 행정집행을 진행했지만, 강한 반발에 부닥쳤다.      
 
구 노량진수산시장으로 통하는 육교. 수협 측은 3달 전에 안전상 등의 이유로 폐쇄했지만, 구시장 상인들은 이곳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노량진수산시장의 신·구시장 간 갈등은 2016년 3월 수협이 신시장을 연 뒤부터 지속됐다. 당시 일부 상인은 임대료가 높고 점포 면적이 좁다는 이유로 신시장 이전을 거부했으나, 지난해 8월까지 상인 1331명 중 80명을 남겨놓고 모두 이전을 완료했다. 구시장 임대료는 10만~48만원이며, 신시장은 점포 면적 1.5평에 25만~72만원 수준이다. 구시장에 비해 임대료가 오르긴 했지만,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신시장 상인들은 좁은 점포 면적, 통로 너비, 위치 간 매출 차이 발생 등을 문제로 꼽았지만 시설 현대화에 따른 장점도 분명 존재한다고 밝혔다. 상인 A씨는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 추웠는데, 이제 겨울에도 일반 장화를 신을 수 있는 점은 좋다"고 말했다. 수협 측은 2018년 3148억원에서 지난해 3220억원으로 상장금액이 오르는 등 시장이 정리가 되면서 거래 물량도 정상화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상인 B씨는 "그간 작황이 안 좋긴 했지만, 그래도 연말 장사는 식당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잘 됐다"면서 "구시장 상인들도 (신시장에) 일단 들어와서 여러 문제점을 개선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제 노점상이 돼버렸다"면서 안타까움을 표했다.          
 
2016년 3월에 입주를 시작해 지난해 8월 완료한 신 노량진수산시장 모습. 사진/홍연 기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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