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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운용발 악재에 신한금투 초대형IB 인가 차질빚나
라임사태 공범 의혹 제기…신한지주, 비은행 계열사 강화 전략 차질
2020-01-17 01:00:00 2020-01-17 01: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라임자산운용발 펀드 환매중단사태 여파가 확산되면서 신한금융투자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출 행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라임자산운용에 대출·자문·리서치 등 프라임 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제공한 만큼 동반 책임론이 제기된 까닭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연내 초대형 IB인가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지만, 라임의 사기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향후 발행어음 인가는 물론 조용병 신한지주(055550) 회장이 추진하던 비은행 부문 강화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환매 연기 개연성이 있는 라임자산운용 펀드는 총 1조6679억원(가입금액 기준 설정금액)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환매 중단 가능성이 있는 펀드는 사모채권(플루토-FI D-1호)과 메자닌(테티스 2호), 무역금융(플루토-TF 1호) 등 모펀드 3개에 투자하는 자펀드 157개(설정액 1조5587억원)와, 최근 신한은행 등에서 판매된 라임 크레딧 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 관련 자펀드173개(2949억원)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투자는 개인고객 301명에게 1249억원을 판매했으며, 라임자산운용이 최근 환매중단을 결정한 무역금융펀드에는 3600억원 규모의 대출을 해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라임자산운용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고 PBS 서비스를 제공했던 신한금융투자가 부실 위험을 알고도 펀드를 팔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투자자들은 지난 10일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 우리은행 등을 사기혐의로 동반 고소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신한금융투자가 폰지(다단계 금융) 사기에 연루된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현재 추진 중인 초대형 IB 인가와 발행어음 시장 진출에는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인가 심사과정에서 경영건전성 등 정성적 평가를 배제할 수 없어서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안에 초대형 IB인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김병철 대표 또한 2020년 7대 전략 방향으로 ‘초대형IB로의 확고한 도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라임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며 최대형IB 인가 신청은 물론 발행어음 사업 진출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는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이슈로 금융상품 판매가 위축돼 4분기 비이자이익이 전분기 대비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사모펀드 관련 이슈로 신한금융투자의 발행어음 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라임자산운용 실사 과정에서 운용자의 횡령과 수익률 돌려막기, 대출 사기사건 등이 알려지면서 우려했던 대로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며 “사모펀드 업계 최대 운용사와 대형 금융사가 연루된 사건으로 금융사들의 신뢰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신한금융투자는 조직개편을 통해 PBS본부 수장을 교체, 내부쇄신을 꾀하는 한편 라임자산운용과 신한은행 등 판매사로 구성된 ‘3자 협의체’를 구성해 기준가 반영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3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받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시기에 대해선 말하기 어렵지만, 초대형IB 인가를 올해 안에 추진한다는 계획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사진/신한금융투자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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