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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오공, 히트작 부재에 1년만에 또 적자…"신규 콘텐츠 발굴 지속"
기대 못 미친 엑스가리온…키즈 관련 제품으로 영역 확대
2020-02-05 15:04:56 2020-02-05 15:25:32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손오공이 1년 만에 적자의 늪에 빠졌다. 회사 측은 신규 콘텐츠의 꾸준한 개발과 키즈 관련 상품들로 영역을 확대해 실적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손오공은 2019년 영업손실 21억180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고 지난 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전년 대비 26% 감소한 733억7600만원에 그쳤다. 손오공 측은 "신규 콘텐츠 판매저조로 매출이 감소했고 무형자산 일시 손상처리로 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손오공의 실적 부진은 국내 완구 시장의 어려운 상황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 저출산의 여파로 핵심 소비 타깃의 절대 규모가 줄어든 데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관련 지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메가 히트작'의 부재도 실적 악화를 부추겼다. 
 
실제로 손오공의 최근 몇 년간의 실적은 인기작의 유무에 따라 부침이 심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손오공을 살려낸 것은 '없어서 못 판다'던 터닝메카드였다. 터닝메카드의 인기 덕에 2016년까지는 순항했다. 하지만 터닝메카드의 인기가 시들해진 2017년에는 1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만에 적자의 수렁에 빠졌다. 이듬해 손오공은 공룡메카드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헬로카봇, 빠샤메카드 등 기존 스테디셀러와 함께 국내 최초 특수촬영물을 표방하는 '엑스가리온'을 야심차게 선보였으나 기대만큼 인기를 모으지 못하면서 매출이 줄고 손실폭이 커졌다. 
 
엑스가리온 시리즈의 대표 로봇 크로스가리온, 킹가리온X, 머슬가리온의 제품 모습. 사진/손오공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손오공의 실적 부진이 완구 유통사로서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하고 있다. 현재 손오공의 판매 주력 상품은 초이락컨텐츠팩토리의 헬로카봇, 메카드 시리즈 등과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맺은 미국 마텔사의 피셔프라이스, 바비인형 등이다. 완구의 인기가 좋더라도 라이센스 비용 등을 감안하면 이익이 크게 날 수가 없는 구조다. 지난해의 경우에도 손오공은 엑스가리온의 라이센스 비용을 상각 처리하면서 손실이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7월 손오공이 9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을 당시 최대주주였던 마텔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을 때에는 "마텔이 손오공을 단순 유통 창구로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이 일기도 했다. 
 
마텔의 대표 브랜드 '피셔프라이스'의 인기 제품 3종. 사진/손오공
 
손오공은 이 같은 어려움을 꾸준한 신규 콘텐츠 발굴로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파트너사인 초이락과 마텔의 완구들을 중심축으로 하되 신규 소싱에도 힘을 쓴다. 유아 안전 애니메이션 '용감한 소방차 레이'의 첫 번째 완구 시리즈를 연내 출시하기로 한 점도 그 일환이다. 지난 2016년 EBS를 통해 첫 방영이 된 용감한 소방차 레이는 최근 방영 채널을 늘려 재방영되고 있다. 손오공은 캡틴 ‘레이’를 비롯해 살수차 ‘펌프’, 구급차 ‘앰비’, 라이팅 트럭 ‘비콘’ , 헬리콥터 ‘헬릭스’까지 전용 구조장비와 프리휠 기능을 탑재한 다이캐스트 시리즈 5종을 시작으로 무선 조종이 가능한 ‘RC카’와 10종 랜덤 피규어로 구성된 ‘블라인드 팩’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제품 라인업을 완구에만 한정짓지 않고 키즈 관련 상품으로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빠샤메카드를 적용한 '빠샤팝', 포켓몬스터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포켓몬스낵' 등 간식류, 아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 등 핵심 경쟁력과 연관시킬 수 있는 분야를 계속해 찾아갈 예정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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