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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건설사 불황 속 현대·대우 수주 탄탄
먹거리 감소에도 해외·주택 힘입어 신규수주 개선
물산·대림·GS, 수주 목표 미달
2020-02-05 14:57:38 2020-02-05 14:57:38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건설업계가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5대 건설사 중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신규수주 성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따낸 사업 규모가 직전년도와 비교해 눈에 띄게 개선됐고 목표치도 초과 달성했다. 해외에서 수주 낭보를 울리고 국내에서도 주택사업 물량을 다수 확보한 게 주효했다. 반면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GS건설 등은 목표치 달성에 실패했고 수주 규모도 2018년과 비슷하거나 감소했다. 주택 규제에 따른 먹거리 감소 여파를 그대로 맞았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의 지난해 신규수주 실적은 각각 24조2521억원, 10조6391억원이었다. 지난 2018년 신규수주 규모와 비교해 27.4%, 9.8%씩 늘어난 수준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제시한 수주 목표치도 초과달성했다. 현대건설의 수주 목표는 24조1000억원이었는데 0.6% 더 많은 금액을 확보했다. 대우건설도 목표치 10조5600억원보다 0.7% 많았다. 5대 건설사 중 수주 목표를 채운 건 이 두 회사뿐이다.
 
이 두 곳의 수주 성적이 개선된 데는 해외에서 성과를 올린 영향이 컸다. 현대건설의 플랜트부문 신규수주는 4조509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22% 늘었는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따낸 27억달러(약 3조2000억원) 규모의 마잔 개발 프로젝트가 수주 개선을 이끌었다. 대우건설도 토목분야 수주가 38% 성장했다. 이라크 알포항만 연계공사를 연달아 확보하면서 금액이 커졌다.
 
부동산 규제 속에서 주택사업이 선전한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현대건설은 건축·주택부문 신규수주를 2018년보다 1조4720억원 늘렸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규모에서 업계 1위에 오르는 등 재개발·재건축 확보가 돋보였다. 대우건설도 주택건축 수주 규모가 커졌다.
 
이 같은 수주 확대는 향후 두 회사의 경영실적 개선에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주가 매출에 반영되면서 매출액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영업이익률을 유지한다면 매출액이 증가할 경우 영업이익도 늘어날 수 있다.
 
영업이익률이 떨어질 여지도 적은 편이다. 신규수주에서 주택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수주에서 주택건축이 68%를 차지했다. 현대건설의 건축·주택 수주는 30%로 현대엔지니어링 물량을 제외하면 가장 많았다. 주택사업은 플랜트나 토목보다 수익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반면 5대 건설사 중 나머지 3개사는 지난해 수주가 전년 대비 비슷하거나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10조6920억원으로 2018년 10조6680억원에서 소폭 늘었고 GS건설과 대림산업은 각각 7.7%, 22.6% 줄었다. GS건설과 대림산업은 주택수주만 31%, 27%씩 줄어드는 등 부동산 규제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올해 5대사의 수주 성과는 지난해와 유사한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은 이달 14억3400만달러(약 1조7146억원) 규모의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를 비롯해 현재까지 해외에서 3조8000억원 규모 사업을 확보했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따낸 대규모 해외 사업 중 일부가 아직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올해 성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와 달리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GS건설은 해외에서 사업을 새로 확보하지 않으면 신규수주 개선이 불투명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 규제로 시장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의 신규수주가 지금보다 크게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한 공사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현대건설 본사. 사진/뉴시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대우건설 본사. 사진/대우건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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