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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원 미만 아파트 '키맞추기'…전국적 확산 조짐
2020-02-10 14:44:11 2020-02-10 14:44:11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중심으로 정부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방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여전히 가격이 떨어지는 지역도 낙폭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만큼의 열기를 보인 대구·대전·광주(대·대·광) 이외 다른 지역에서도 매매 시장이 온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중심의 규제가 지방에서 풍선효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12·16 대책으로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그 아래 가격대 아파트는 9억원을 향해 오르는 ‘키맞추기’ 현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 중 10곳에서 월간 아파트매매가격지수가 상승했다. 지난해 분양과 매매 시장 모두 뜨거웠던 대·대·광 이외에 매달 집값이 하락하던 지역도 상승세를 띠었다. 
 
지방 경기 침체로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았던 경남은 지난달 전월 대비 0.06% 올랐다. 지난해 12월 0.11% 오르며 48개월 만에 상승전환한 이후 두 달 연속 오름세다. 경남만큼 장기간 하락세가 이어진 충청권도 집값이 뛰고 있다. 충남은 지난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48개월 연속 떨어지다가 지난해 12월 오름세로 돌아선 후 연속 상승했다. 충북도 2015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떨어지다가 지난달 0.01% 올랐다.
 
하락세가 이어지는 지역도 낙폭을 줄이고 있다. 강원은 지난달 전월 대비 0.29% 떨어졌는데 12월 변동률 0.41%보다 0.12%포인트 줄며 하락세가 약해졌다. 강원은 지난해 8월 하락률이 0.88%를 기록하기도 한 곳이다. 경북과 제주는 지난달 각각 0.32%, 0.28% 떨어졌는데 역시 전월 하락률보다 0.04%포인트, 0.12%포인트 낮아졌다. 전북도 하락률이 0.17%포인트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12·16 대책 등 서울 중심으로 규제가 이어지면서 규제가 덜한 지방으로 수요가 유입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장기간의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자금이 풀린 가운데 9억원 이상 주택에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비교적 집값이 낮고 규제가 적은 지방으로 돈이 몰렸다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오르는 지역들에 뚜렷한 호재가 없는데도 집값이 올랐다”라며 “시중에 풀린 자금이 많은 상황에서 서울을 누르니 지방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9억원을 기준으로 키맞추기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장기간 침체에 따른 반등 국면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경기 위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방 부동산 시장에 오는 충격이 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지방은 수요가 탄탄하지 않아 경제 여건에 취약한 편”이라며 “상승하는 지방이 다시 하락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공인중개사 사무소 모습. 사진/뉴시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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