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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마스크도 못 사요”…공영쇼핑 직원들의 남 모를 속앓이
공영쇼핑, 내부 직원들에게 천 마스크 지급…전화 주문 물량 대응 위해 라인 증설 논의
2020-03-05 15:15:23 2020-03-05 15:15:23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마스크 공적판매처로 지정된 공영쇼핑의 직원들이 남 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위조 한지 리필 마스크 판매와 구매 전화 불통으로 논란의 한 가운데 섰지만 정작 직원들의 경우 공영쇼핑에서 판매 중인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직원들의 공영쇼핑 마스크 구매를 원천봉쇄하는 내부 방침이 정해지면서 조직 구성원들 사이 정부 혜택에서 직원들만 소외됐다는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영쇼핑은 최근 개당 1000원 미만의 가격으로 KF94 마스크를 게릴라 방식으로 판매 중이지만, 주문 전화가 몰리며 통화 불통 사태가 이어져 고객 원성이 자자한 상황이다.
 
공영쇼핑은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며 수급 체계에 비상이 걸리자 내부 직원들에게는 마스크 구매 금지령을 내렸다. 공영쇼핑 관계자는 “직원들은 회사에서 판매 중인 마스크를 사지 못하게 내부적으로 막아놔 사지도 못한다”면서 “심지어 직원 가족이 대신 주문을 해도 주소지가 뜨기 때문에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내부 상황을 전했다.
 
협력업체 직원이나 외부인 출입시에 대비해 구비해놓은 마스크도 공영쇼핑에서 파는 마스크 가격보다 1500원 가량 웃돈을 주고 별도로 구매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사에서 직원들에게는 빨아서 쓸 수 있는 천 마스크를 배포한 상태”라면서 “현재 판매 중인 KF94 마스크보다 훨씬 질이 떨어지는 일회용 마스크도 보급한다고 하는데 아직 별 다른 소식은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마스크 구매 문의 전화는 여전히 빗발치고 있다. 특히 게릴라 방송 특성상 공영쇼핑 채널을 계속 틀어놓는 고객도 늘어나면서 원래 구매하려고 했던 마스크 외에 다른 제품군의 판매량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공영쇼핑 관계자는 “마스크 덕분에 다른 제품의 판매량이 증가한 것도 있겠지만,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되며 홈쇼핑을 전보다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며 “고객들이 쌀이나 김치, 휴지 등 전반적인 생활용품을 많이 찾고 있다”고 밝혔다.
 
공영쇼핑은 쏟아지는 전화 주문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콜센터 직원 라인과 자동응답시스템(ARS) 라인 1300여개를 100~200개 정도 증설하는 것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창희 공영쇼핑 대표가 지난 1월 여의도 외백에서 열린 2020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흑자 원년의 해를 선포하고 있다. 사진/공영쇼핑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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