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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처·판매처 줄어든 정부 마스크 대책…민심은 ‘싸늘’
이덴트, 생산 중단·공영쇼핑 공적판매처 제외…누리꾼 "현장 상황 악화"
2020-03-06 15:49:16 2020-03-06 15:49:16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정부가 마스크 5부제 등 마스크 수급 안정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민심은 싸늘하기만 하다. 한 마스크 제조 업체가 정부 대책으로 인한 어려움을 이유로 제작 중단을 선언하는가 하면, 그동안 마스크 공적 유통 채널로 역할을 해왔던 공영쇼핑은 공적판매처에서 제외됐다. 이 같은 생산처와 판매처 감소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란 지적이 나온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년 동안 마스크를 생산해 온 이덴트는 지난 5일 정부가 마스크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공적 판매처로 공급되는 마스크 비중을 전체 생산량의 50%에서 80%로 상향하기로 결정하자 제작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신선숙 이덴트 대표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11년 된 생산도 원활하지 않는 기계를 돌리면서 더 이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마스크를 생산해야 할 명분도 의욕도 상실한 상태”라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덴트에 따르면 이 업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하루 평균 마스크 생산량을 기존 1만장에서 1만4400장으로 늘리기 위해 근무 인원을 충원하는 한편 매일 2시간의 연장 근로와 주말 연장 근무로 이에 따른 수당을 지급해왔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마스크 값은 1원도 오르지 않았고 원하는대로 가격을 쳐주겠다는 중국에도 일절 수출하지 않았다.
 
신 대표는 “조달청에서는 생산원가 50%만 인정해주겠다는 통보와 일일생산량 10배에 달하는 생산수량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의 일관된 지침 적용으로 마스크가 꼭 필요한 의료기관에 생산·판매하고 있는 것조차 불법이 됐다”며 현 상황을 안타까워 했다.
 
자신을 이덴트 마스크를 사용 중인 치과의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이덴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 가격을 실제로 단 한 번도 올린 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정부 정책이 현장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정부를 정면 비판했다.
 
이 같은 생산처 감소와 함께 공영쇼핑도 마스크 판매를 중단하며 마스크 구매 폭은 더 좁아지게 됐다. 앞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공영쇼핑을 마스크 공적판매처에서 제외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개당 1000원 이하의 가격에 사전 예고 없는 전화 주문 게릴라 방식으로 마스크를 판매해 온 공영쇼핑은 잇단 전화 불통 사태로 논란을 빚어 왔다. 하지만 사태 해결을 위해 고객 센터 라인 확장을 논의하는 등 개선의 여지가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정부의 결정에 현장은 아쉬움이 많다는 반응이다.
 
공영쇼핑 관계자는 “전화 연결이 어려워 불편을 겪었을 국민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마스크 판매는 종료하지만 앞으로도 공적 책무 수행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전했다.
 
이덴트 홈페이지에 마스크 제작 중단을 알리는 글이 게재돼 있다. 사진/이덴트 홈페이지 캡쳐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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