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정책에 울고웃은 금연치료제 챔피언
정부 지원사업 수혜로 2017년 매출 정점…보조금 하향·수요 감소에 매출 '뚝'
2020-03-11 13:25:54 2020-03-11 13:25:54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금연치료제 시장 1위 화이자 챔픽스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급감했다. 폭발적 성장의 원동력이 됐던 정부 금연치료지원사업이 양날의 검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11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챔픽스의 지난해 매출은 약 24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가까이 감소했다. 매출이 정점에 달했던 2017년(약 65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의 수치다. 
 
챔픽스는 지난 2015년 정부의 금연치료지원사업에 힘입어 매출이 급성장 가도를 달렸다. 2014년 6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이듬해 240억원을 껑충 뛰었고 2016년 역시 100% 이상 증가한 49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2017년에는 650억원의 매출을 달성, 단일 품목으로 6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금연치료지원사업은 금연치료를 희망하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금연치료의약품과 보조제 등의 구입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프로그램 이행 및 금연에 성공시 구입 비용이 지원되는 식이다. 때문에 전체 금연금연치료제(바레니클린 성분 기준) 시장의 80%를 웃도는 점유율을 기록 중인 챔픽스의 수혜는 절대적일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18년엔 98%에 가까운 금연치료지원사업 예산이 챔픽스에 쏠리기도 했다. 
 
이처럼 다수 임상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과 지원사업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던 챔픽스의 하향세 역시 정부 정책에 기인했다. 2018년 11월 금연치료지원사업의 상한금액이 하향조정(1800원→1100원) 됐기 때문이다. 38.9%에 달하는 하향폭이다. 같은 시기 염변경 개량신약 60여개 품목이 쏟아져 나온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복제약 출시 이후에 챔픽스가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온 만큼 매출 감소는 상한금액 하향과 참여인원 감소에 기인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김승희 의원실에 따르면 2015년 57만4108명이었던 금연클리닉 등록자 수는 이듬해 41만1677명으로 줄어든 뒤, 2018년에는 36만8274명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복제약 출시를 둔 법적공방이 화이자의 최종 승리로 돌아가면서 당분간 독주체제를 이어갈 수 있게 된 상황이지만, 챔픽스 매출 감소는 절대적인 수요 감소와 지원 금액 하향이 맞물린 만큼 극적인 매출 회복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자료/아이큐비아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