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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시 부동산시장 득보다 실 크다"
장기불황땐 버블 붕괴 가능성↑…"코로나 종식후 금리인상 고려해야"
2020-03-11 15:17:15 2020-03-11 15:17:15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다음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큰 가운데, 현재 경기상황과 부동산시장을 감안할 때 추가 금리 인하는 편익보다는 비용이 더 클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일본의 부동산시장 버블 경험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일각에서는 부동산시장 버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인해 성장잠재력이 저하되면서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나, 부동산시장 상황은 경제성장과는 무관하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에 비해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서도, 주택가격 상승세는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및 일부 광역시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저성장 기조 하에서는 부동산 가격의 강한 상승세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 때문에 멀지 않은 시점에서 부동산 가격이 재평가받는 시점이 도래할 수 있는데, 그 시점에서 주택가격이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 그 여파로 우리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본격적인 장기불황에 들어선다면 부동산시장 버블 붕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이같은 상황에 빠지지 않으려면 금리정책, 조세정책, 주택공급정책, 거시건전성정책 등 모든 정책수단을 사용해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금리정책의 경우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물론 금리정책이 경기둔화에 대응한 금리인하 필요성과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금리인상 필요성 간 딜레마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추가적인 금리인하는 금융안정을 훼손시키는 효과가 더 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임 연구위원은 "현 경기상황 하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경제회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금리인하는 주택시장에서의 기대수익률을 상대적으로 더 높게 만드는 상황을 만들 것"이라며 "이러한 경기 및 주택시장 상황에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부작용을 대출규제로 수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임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후에 주택시장 버블 조짐이 가시화될 경우에는 국내 경기회복 속도 등을 감안하되, 기준금리를 소폭 인상하는 것까지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은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최대한 늦추다가 부동산시장 버블이 발생하자 기준금리를 단기간에 서둘러 큰 폭으로 인상하면서 부동산시장 버블을 붕괴시켰다"며 "반대로 영국을 보면 금리인상이 적절한 속도로만 이뤄진다면 부동산시장 안정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경기상황과 부동산시장을 감안할 때 추가 금리 인하는 편익보다는 비용이 더 클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일대의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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