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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초토화 극장가, 코미디-여성 영화 ‘흥행-존재감’↑
영진위 2월 한국영화산업 결산
2020-03-13 15:20:26 2020-03-13 15:20:26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코로나19’ 여파 속 극장가의 2월은 초토화 수준이었다. 모든 극장의 스크린이 사실상 올스톱 됐다. 급기야 12일 극장가 일일 관객 수가 4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관객이 사라진 상태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2월 한국영화산업 결산은 이런 시장 상황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코로나19’ 확산이 만들어 낸 파장이 극장가에 미친 영향은 상상 이상이었다. 2월 전체 관객 수는 전년 대비 66.9%(1490만 명) 감소한 737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2005년 이후 2월 전체 관객 수로는 최저치였다. 한국영화와 외국영화 역시 2005년 이후 2월 관객 수로는 모두 최저치를 기록했다. 2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전년 대비 71.3%(1229만 명) 줄어든 494만 명이었다. 2월 외국영화 관객 수는 전년 대비 51.9% (262만 명) 감소한 243만 명이었다.
자료/영화진흥위원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일 관객 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 시작, 지난 9일에는 일일 전체 관객 수가 5만 1575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2005년 이후 최저 일일 전체 관객 수이다. 주말 관객 수 역시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8년 이후 주말 전체 관객 수를 집계한 결과, 최저치는 올해 2월 넷째 주말(2월 28일~3월 1일)의 24만 5383명이었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와 비교하면, 신종플루 첫 사망자 발생 이후에 신종플루가 극장가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이 수치상으로 나타나진 않았다. 메르스의 경우는 첫 사망자 발생 다음날인 2015년 6월 2일부터 10일까지 9일간 큰 폭의 관객 수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 전부였다. 반면, ‘코로나19’는 확진자가 방문한 극장이 휴업을 시작한 다음날인 2월 1일부터 3월 9일까지 38일간 극장 관객 수 감소 주요인이 되고 있다. ‘코로나19’는 신종플루, 메르스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극장가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 각 배급사 점유율을 살펴보면 ‘클로젯’(126만 명), ‘기생충’(19만 명) 등 3.5편을 배급한 씨제이이앤엠(주)이 관객 수 145만 명, 관객 점유율 19.6%로 2월 배급사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정직한 후보’(142만 명)를 배급한 (주)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는 관객 수 142만 명, 관객 점유율 19.2%로 2위에 올랐다. ‘남산의 부장들’(87만 명)을 배급한 (주)쇼박스는 관객 수 87만 명, 관객 점유율 11.9%로 3위에 자리했다.
 
장르별로는 2월 전체 흥행 순위 1위(누적 143만 명, 2020년 2월 누적 관객 수 기준)를 기록한 정치 코미디 ‘정직한 후보’였다. ‘클로젯’은 126만 명 관객을 동원해 전체 순위 2위에 올랐고, ‘남산의 부장들’은 87만 명(누적 475만 명)으로 3위에 자리했다. 코믹 액션영화 ‘히트맨’은 2월 한 달 간 5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전체 순위 5위를 차지했고, 240만 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하면서 손익분기점(240만 명)에 도달했다. 외국영화로는 ‘작은 아씨들’이 76만 명으로 전체 순위 4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정직한 후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작은 아씨들’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까지 2월 개봉작 가운데 유독 여성 감독 연출작, 여성 배우 주연작 등 여성 주도 영화가 많았던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얻진 못했다. 
 
독립 예술영화 부문에선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4만 2000명(누적 14만 1000명)을 동원해 2월 1위에 올랐다. ‘벌새’(누적 14만 6000명), ‘윤희에게’(누적 12만 2000명),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 페미니즘과 퀴어가 결합된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여성 관객 지지가 이어진 분위기는 여전했다. 2월 독립•예술영화 순위 2위는 7000명을 기록한 ‘작가 미상’이었고, 3위는 6000명을 모은 공포영화 ‘목격자-눈이 없는 아이’(누적 1만 1000명) 차지였다. 2월 독립•예술영화 순위에서 1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1편에 불과해 ‘코로나19’가 독립•예술영화 시장에도 미친 여파가 컸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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