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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외국인 '팔자' 속 변동성 장세 지속
코스피, 미·중 경기부양 소식에도 하락 마감…"패닉 장세 벗어나 정상화 과정" 분석도
2020-03-30 17:59:31 2020-03-30 17:59:31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코스피지수가 하루 종일 출렁이다 약보합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에서 부양책 관련 호재가 전해졌지만 상승세로 돌아서진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와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장중 한때 166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수 반등 자체에는 이견이 없지만, 당분간 증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38%에 달하는 외국인들이 '팔자 행진'을 멈추지 않는 한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30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0.61포인트(0.04%) 내린 1717.12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76% 떨어진 1670.34에 개장한 이후 장중 3% 넘게 하락하며 1660선 아래로 밀려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대책 추진 소식이 증시 하락을 방어했다. 이날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을 위해 2차 추경안을 신속하게 제출하고 총선 직후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는 4차 부양책 준비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하락 출발했지만, 정부의 긴급재난 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경 신속 제출과 4월 국회 처리 발표 소식에 힘입어 낙폭을 축소했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증시 하락은 외국인이 부추겼다.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214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개인과 기관은 각각 1984억원, 2182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물량을 사들여도 그만큼 지수가 오르지 않았던 이유도 외국인 매도에 원인이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4일 이후 1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 유례 없는 강한 매도세다. 주목할 점은 대내외 호재에 지수가 반짝 폭등했던 지난주에도 외국인들은 어김없이 한국 주식을 팔았다는 점이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3월 국내 증시 폭락의 수급적 주체는 외국인으로 매도는 단기간에 집중됐고 월간 12조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로 발생했다”면서 “한국 뿐만 아니라 신흥국시장 전반에 대한 자금 이탈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단기달러 유동성경색이 외국인 자금 이탈의 원인”이라면서 “이는 연준이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약속하며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이라 보이나 재차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외국인의 신흥국증시자금 이탈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닥은 전장보다 19.28포인트(3.69%) 오른 542.11에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389억원을 사들였으며 개인과 기관은 각각 6억원, 265억원을 팔아치웠다.
 
일각에서는 국내외 전방위적인 유동성 지원과 금융시장 안정대책,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 공조 등에 힘입어 코스피가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외국인이 35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보면 더 나아지는 것으로 보기 어렵지만 패닉 장세에서는 벗어나면서 정상화와 되돌림 과정이 전개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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