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자가격리 거부 모녀' 대상 결국 소송
법조계 "손배청구 대상 해당...불법행위 고의성 입증이 관건"
입력 : 2020-03-31 06:00:00 수정 : 2020-03-31 06: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소송을 잇달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을 상대로 2억원대 소송을 제기했고 제주도도 30일 코로나 증상이 있음에도 여행을 계속한 모녀에 대해 억대 소송을 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오전 제주도청에서 열린 코로나19 합동브리핑에서 "미국 유학생 모녀는 일상생활을 희생하면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국민들을 허탈하게 했고, 제주도내 업체와 도민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며 "제주를 여행한 미국 유학생 모녀를 대상으로 소장을 접수하겠다"고 말했다. 소송에는 제주도청과 모녀의 방문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숙박업체 및 음식점까지 더해 총 5명이 참여했다. 청구액은 완전히 확정되지는 않았다. 업체는 손님이 끊기면서 본 영업손실과 손님들이 확진자가 출입한 곳으로 찍히면서 입게 된 정신적 손실, 이로 인해 영업을 회복하는 데 든 시간과 비용 등을 추산해 청구액에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26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코로나19 대응방역 상황을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23일 서울시도 신천지와 이만희 총회장을 상대로 2억100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서울시 측은 재판에서 신천지로 인해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됐고 그로 인해 방역 비용이 늘어난 점 등을 들었다. 신도 명단을 늦장 제출하는 등 사태를 은폐하려 한 행동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수원시 역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5일 동안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로 돌아다닌 30대 영국인에 대해 소송을 청구하라는 여론이 거세지자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들 지자체에 소송이 성립될지, 개인과 단체에 코로나 확산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법조계는 '고의나 과실로 위법행위를 저질러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점이 입증되는지 여부에 따라 재판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에 들어온 당일부터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었고 서울로 돌아가기 전날에는 병원까지 찾았는데도 여행을 강행한 점이 고의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본인이 증상을 충분히 인지했고 코로나로 인한 상황을 알고 있었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계속 여행했기 때문에 그로 인해 문을 닫은 업체들에게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천지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은 발병시기가 비교적 초기였다는 점, 정부의 조치 이후에는 센터가 폐쇄됐다는 점 등 때문에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승환 법무법인 매헌 변호사는 "신천지가 허위로 자료를 제출한 적이 있긴 하지만, 일부러 질병을 퍼뜨리기 위해서라는 고의성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미국 유학생 확진자 모녀를 상대로 형사 처벌도 검토하고 있다. 감염병 예방·관리법 개정안에 따르면 자가격리나 입원 치료 조치를 위반하는 의심자에게는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모녀와 접촉한 감염자가 추가로 발생한 경우에는 과실치상에 해당하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형법 제26장 266조는 '과실로 인해 사람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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