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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냉대받던 제약·바이오사, 코로나19로 반전
개발 실패·거래 정지 악재 딛고 반등…"치료제 이슈 철저한 검증 필요"
2020-04-01 15:01:13 2020-04-01 15:01:13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내부적 악재로 시장에서 외면받던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 국면 속 치료제 개발을 기회 삼아 반등했다. 다만 호재로 작용한 요소들의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과 파미셀, 경남제약 등 최근까지 내부 악재에 줄곧 하향세를 보여온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급등세를 보였다. 전 산업계가 코로나19 여파에 시름하고 있지만, 치료제 이슈와 맞물린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개발 중이던 항암제 펙사벡의 간암 대상 글로벌 임상 3상 중단 여파로 주가가 곤두박질쳤던 신라젠은 코로나19 백신 카드를 꺼내들었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지난달 26일 부산시 해운대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돌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백시니아 바이러스는 천연두를 박멸시킨 우두 바이러스다. 회사는 해당 바이러스를 유전자 재조합한 백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발표일 상한가를 기록한 신라젠의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내부적으로 자신감을 보였던 간경변 줄기세포치료제 관절염치료제 셀그램엘씨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조건부 허가 반려 이후 주가가 반토막이 났던 파미셀은 진단키트와 치료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리고 있다. 월초 미국내 승인된 코로나19 진단키트 시약 납품으로 상승세에 시동을 건 이후 지난달 30일에는 식약처로부터 줄기세포치료제(셀그램-AKI)로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받았다. 치료목적 사용승인 제도는 식약처가 다른 치료 수단이 없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환자의 치료를 위해 임상 중인 품목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셀그램-AKI는 급성신손상 방지를 위해 개발 중인 품목으로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해당 치료제의 항염증 효과가 최근 일부 환자 사인으로 급부상한 사이토카인 폭풍(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해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으로 인한 증상 악화를 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무안전성을 이유로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경남제약 역시 치료제 관련 수혜를 기대 중이다. 지난달 30일 코로나19 등 감염성변종바이러스 억제효과가 있는 항바이러스 패치제품에 대한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해당 패치는 변종호흡기바이러스 등을 87%, 폐렴균 유호성 시험에서 99.9%의 효능을 인정 받은 억제하는 검증효과 인증을 받은 것이 특징이다. 해당 발표를 통해 경남제약의 주가 역시 곧바로 상한가로 직행했다. 
 
업계는 이같은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기업들의 주가 급등에 경계의 시선도 보인다. 마땅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각 국 정부의 절실함을 악용해 치료제나 백신을 주가 부양의 재료로 악용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 각 사가 홍보에 무게를 싣고있는 치료제나 백신의 경우 아직 검증받은 품목이 전무한 상태인 만큼 철저한 검증을 통한 효과 입증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특히 해당 기업들은 앞서 대형 악재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변동성이 더욱 클 가능성이 있으며, 1일 급격히 하락한 점은 이를 잘 보여주는 요소"라고 말했다.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에서 방호복을 착용한 의료진이 코로나19 치료 근무교대를 위해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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