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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치락뒤치락' 생보사 올해 4~8위 전쟁
신한·오렌지 통합-푸르덴셜생명 매각 등 '지각변동' 예고
2020-04-01 15:29:41 2020-04-01 16:48:59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올해 생명보험업계 중위권 다툼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빅3' 입지가 공고한 가운데 중위권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빅3 바로 뒤에 농협생명이 버티고 있지만,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오는7월 합병을 예고한 만큼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등 자산규모 30조원대 생보사들이 많은 데다 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생명 인수 등 변수도 많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일 2019년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생보사들의 자산은 삼성생명 287조3579억원, 한화생명 121조7568억, 교보생명 107조8935억원으로 나타났다. 생보업계는 수년째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빅3’ 체제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어 농협생명 64조8154억원, 미래에셋생명 37조9241억원, 신한생명 34억1793억원, 동양생명 33조9480억원, 오렌지라이프 32조8414억원 순이다. 
 
우선 연초부터 신한금융그룹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일을 내년 7월1일로 확정하면서 농협생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이 2022년에서 2023년으로 연기된 만큼 양사 통합 일정이 확정 날짜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있지만, 양사가 통합하면 67조207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게 돼 현재 4위인 농협생명을 넘어서게 된다.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의 순위 경쟁은 한 층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두 회사는 어려운 업황에서도 일회성 요인으로 지난해 실적 높이기에 성공했다. 동양생명은 우리금융그룹에 자회사 동양자산운용을 매각한 매각이익으로, 미래에셋생명은 조직 통폐합의 비용절감 덕이었다. 올해 사업전략에 따라 또 한 번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아울러 KB금융지주가 올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최종적으로 성공하게 되면 30조원대의 보험사가 새롭게 탄생한다. 자산 기준 KB생명은 지난해 9조9019억원, 푸르덴셜생명은 21조794억원 규모다. KB금융이 비금융 강화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만큼 인수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인수합병에도 불구하고 생보업계는 과거처럼 무분별한 자산 늘리기에 집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산 규모로 경쟁하는 것보다 회사 가치를 어떻게 높일지가 더 우선순위에 있기 때문이다. IFRS17 영향이 크다. IFRS17 아래에서는 자산보다 자본의 질이 더 중요하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에 드라이브를 걸면 자산 규모는 금방 늘어난다"면서도 "하지 않는 이유는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을 해야 하기 때문이며, 오히려 다운사이징으로 효율화를 이뤄 회사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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