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 아들 정한근, 도피 22년의 끝은 '징역 7년'
법원 "회사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지위…도피 중에도 추가 범행"
입력 : 2020-04-01 16:19:58 수정 : 2020-04-01 16:24:49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씨에게 1심 법원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정씨가 지난 1998년 해외로 도피한 지 22년 만에 나온 결론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윤종섭)는 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 위반(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7년과 추징금 401억3000여만원을 선고했다.
 
도피 생활 중 해외에서 붙잡힌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씨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외국환관리법 위반, 재산국외도피 등 정씨에게 적용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태수 회장이 관련 사건의 최종 의사결정을 했다고 해도, 정씨는 아들로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며 "피해회사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인다. 국외 도피 중에도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동기는 사익 추구이고 피고인은 구속을 우려해 타인에게 범인 도피죄를 저지르도록 교사했을 뿐만 아니라 공문서 위조를 공모했다"며 도피 중 재산국외도피와 횡령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국외 도피 생활 중 어려움을 겪은 것은 맞지만 이는 피고인이 자처한 것으로 법원이 유리한 정상으로 볼 수 없다"면서 "재산국외도피와 횡령 금액의 총합 역시 수백억원에 이르는 등 매우 많은 액수다"라고 덧붙였다.
 
정씨는 IMF 직전이던 1997년 한보그룹이 부도나자 자회사 동아시아가스 회사자금 2680만달러(당시 환율기준 260억여원)을 스위스의 차명 계좌를 통해 빼돌리고 재산을 국외에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자신이 실소유주인 한보그룹 자회사 동아시아가스 자금 6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국세 253억원을 체납하고 해외 도피 과정에서 필요했던 서류를 위조한 공문서위조 혐의와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정씨는 1998년 6월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뒤 도주했고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2008년 9월 그를 재판에 넘겼다. 그는 지난 21년 동안 중국과 홍콩, 미국 등지를 돌아다니다가 에콰도르에서 체포돼 지난해 6월22일 송환됐다. 정씨는 첫 재판에서 관련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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