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서울 사망자 ‘0’ 가능할까
박용준 공동체데스크
입력 : 2020-04-03 06:00:00 수정 : 2020-04-03 11:19:37
코로나19의 기세가 여전히 무섭지만, 최고점은 지난 것으로 보인다. 해외 입국자 관련 확진이 적지 않고, 유럽·미국 등은 어마어마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정 효과를 봤다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한 차례 연장한데 이어 또다시 연장을 앞두고 있다. 남은 과제는 3차 파도를 대비하면서 지역사회 전파와 해외입국자 감염 관리로 완만한 커브를 만드는 일이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에서만 2일 오전 기준 169명이 사망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대한민국 수도이자 인구 1000만명 가까이 밀집한 서울은 아직까지 사망자 0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전국 38명의 사망자 중 서울에서만 10명이 사망했다. 바이러스의 특성과 치사율에 있어 다소 차이는 있지만, 코로나19에 있어 서울시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사망자 0이라는 숫자는 단순히 운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물론 서울시도 아찔한 순간을 항상 마주하고 있다. 지난달 확진자 중 한 명이 기저질환으로 암을 앓고 있는데다 코로나19가 더해져 에크모에 의존하며 위중한 상태에 놓였다. 다행히 환자의 의지와 의료진의 도움 덕에 에크모를 뗄 정도로 호전돼 최중증에서 중증으로 분류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현 광역지자체장 17명 가운데 메르스 사태를 겪은 유일한 인물이다. 보건·방역 분야 공직자의 상당수도 2015년을 몸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메르스 교훈을 백서로 만들고 체계화해 혹시 모를 제2의 메르스에 대비했다. 확진자 동선 공개, 접촉자 자가격리, 선별진료소 운영 등은 당시 메르스 때 서울시가 선도해 만들어진 것으로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에 퍼졌다.
 
매년 공공의료 분야에 적지않은 예산을 투입하고 시립병원 시설을 개선한 결과 코로나19가 가장 기세를 떨칠 때에도 음압병상 가동률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수년 전 전국 각지의 공공의료원들이 경영 적자를 이유로 폐쇄 혹은 축소를 겪은 후 이번 코로나19를 맞이한 것을 보면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또다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서울 음압병상엔 타 시도 중증 환자를 이송해 치료 중이다.
 
박 시장이 지시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즉각대응반은 최고 인구 밀집도를 자랑하는 서울에서 2·3차 감염을 최소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즉각대응반은 은평성모병원, 구로콜센터, 동대문동안교회, 만민중앙교회 등 집단감염이 발생할 때마다 당일 현장으로 파견돼 발생장소와 상황을 장악하고 확진자 역학조사와 밀접접촉자 확인, 전수조사 등에 역량을 집중했다. 
 
중국발 입국자 명단 요청, 광화문 집회금지 결정, 사회적 거리두기 잠시 멈춤 켐페인 시행, 콜센터·노래방·PC방 전수조사 등이 모두 서울시가 한발 앞서거나 시행한 정책들로 방역당국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방역 컨트롤타워로서 질병관리본부가 역할을 수행했다면, 서울시는 광역지자체 중 맏형 역할로 현장이 가야할 길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은 사실상 서울시 모델을 확대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울시는 정부의 추경안 발표시기와 맞물려 재난긴급생활비를 도입할 것을 건의했으나 끝내 반영되지 못했다. 자체적으로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를 발표했고, 정부는 이후 비슷한 정책설계에 지원대상과 금액을 확대한 재난지원금을 내놓았다.
 
며칠 전 세계 45개 주요 도시 시장들이 영상회의로 만났다. 세계 모든 도시의 관심사도 코로나19 대응법, 서울 모델이다.  샌프란시스코와 자카르타 시장들은 박 시장에게 서울의 노하우를 자세히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은 시민 이동을 통제하지 않으면서도 도시의 기능을 유지한 채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운영, 중증도별 치료시설 분리 등으로 대응이 가능함을 입증하고 있다.
 
아직 코로나19는 끝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서울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한지 모른다. 서울은 물론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에서도 가능한 적은 사망자가 발생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울시의 대응과 노하우는 다른 도시와 국가들에게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박용준 공동체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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