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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멈춘 공장…현대·기아차, 걱정 더 커진 4월
북미·유럽 수요 추가 축소될 듯…"판매 감소 절정"
2020-04-07 11:31:00 2020-04-07 11:37:2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우울한 실적을 내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걱정이 더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악영향이 이달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중국을 제외하고 멈춘 해외 공장의 가동 중단도 길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지난달 글로벌 판매는 30만850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가량 감소했다. 국내 판매는 3% 증가했지만 해외 판매가 26.2%나 줄어든 영향이다.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기아차는 국내 판매가 15% 증가한 5만1000여대를 기록했지만 해외 판매가 11% 넘게 줄면서 전체적으로는 6.4% 감소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사진/뉴시스
 
현대·기아차의 해외 실적이 부진한 것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주요 지역에서의 수요가 위축됐고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생산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공장별로 시차가 있지만 지난달 중하순 미국을 시작으로 브라질, 체코, 러시아, 인도, 터키, 멕시코 등에 있는 공장 가동을 순차적으로 중단했다. 현재는 중국을 제외하고 모든 공장이 휴업상태다.
 
국내 판매는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공장 가동의 악영향이 커지면서 해외에서의 상황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생산 차질 일수는 대부분 공장이 일주일 이내지만 이달은 이보다 긴 휴업이 예정된 상태다. 주요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하면 생산 중단은 더 길어질 수도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사람은 6일(현지 시간) 현재 1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25일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선 지 12일 만에 10배로 증가한 것이다. 유럽은 일부 국가에서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증가세가 계속되면서 확진자 수가 65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5만2000명을 돌파했다.
 
실제로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이달 3일까지만 생산을 멈출 예정이었지만 러시아 정부가 유급휴가 기간을 5일에서 30일로 연장하면서 재가동 시점을 미뤘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미 시장 전체 판매는 지난달 39% 감소했는데 이번 달에는 시장수요가 더욱 악화하고 딜러 영업이 중단·단축되면서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며 "유럽도 국가별 비상사태 선포로 당분간 정상 영업이 힘들어 지난달 절반가량 줄어든 판매가 추가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와 브라질, 러시아 등 다른 주요 지역에 대해서도 같은 전망을 했다.
 
자동차 시장의 상황은 연말이 가까워져야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기수요는 실물경제 침체로 상당 부분 소멸이 불가피해 분기로는 2분기, 월별로는 4월의 판매 감소폭이 가장 극심할 것"이라며 "3분기에는 공급 차질이 해소되지만 수요 부진이 계속되고 4분기에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자동차 수요는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다다앤푸어스는 14~15%,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IHS마킷은 12%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14~21%, 미국은 15~17%, 중국은 9~10% 축소될 전망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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