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벤처 단체 "인터넷 규제법 졸속 추진 중단하라"
"이해관계자 의견 청취 않고 절차 무시…개정안 내용 모호하고 국내·외 역차별 우려"
입력 : 2020-05-12 12:35:32 수정 : 2020-05-12 12:35:32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인터넷 관련 단체들이 국회에 인터넷 규제 법안들의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체감규제포럼·코리아스타트업포럼·벤처기업협회는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기통신사업법·정보통신망법·방송통신발전기본법 등의 졸속처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단체들은 해당 법안들은 인터넷산업계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사회·경제적 영향평가와 숙의 기간을 충분히 거쳐야한다는 입장이다. 
 
김민호 체감규제포럼 공동대표(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인터넷 규제 관련 법안들은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고 처리됐다"며 "20대 국회는 절차, 형식을 위반해 법안을 처리하려는 것을 중단하고 해당 법안의 처리를 21대 국회로 넘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7일 전체회의를 열고 △인터넷 대기업에 대해 서비스 안정성 의무를, 구글·페이스북·넷플릭스 등 해외 CP에 대해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를 부과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디지털 불법 성착취물 유통 방지를 의무화한 전기통신사업법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국가재난관리시설로 지정하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들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까지 통과해야 입법화된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체감규제포럼·코리아스타트업포럼·벤처기업협회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국회 과방위를 통과한 인터넷 규제 관련 법안들의 처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기자회견에 참석한 인터넷 기업 관련 단체들은 과방위를 통과한 법안들의 내용이 모호한 점, 국내 기업들에게만 적용돼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이 우려되는 점, 기존 규제와의 중복규제 가능성에 대해 문제 삼았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성착취물 방지법은 어떤 범위에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없다"며 "입법부에서 법에 대해 정확히 규정하지 않고 모든 사안을 정부에 일임해버렸다"고 지적했다. 또 해외 CP에게는 법의 적용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하며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단체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국장 대행은 "문재인정부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망중립성 원칙은 더 확고하게 지켜져야 할 것"이라며 "서비스 사업자들에 대해 비용 부담과 책임과 의무가 가해진다면 예비 창업자들의 의욕을 좌절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개정안들이 처음엔 일정 기준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되더라도 향후 범위가 확대될 수 있는 점을 우려했다. 최 대표는 "과거 인터넷게시판실명제도 출발할 때 (대상 기업이)수십개였지만 폐지될때 수백개로 늘었고 유튜브는 결국 정부가 적용을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체감규제포럼은 추후 학술 세미나를 열고 이번 개정안들의 내용적인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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