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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공장 83.5% '셧다운' 풀렸지만…구조조정 가속화
르노, 감원 이어 공장 폐쇄 검토…"비용 절감 위한 구조조정 불가피"
2020-05-25 15:06:47 2020-05-25 15:06:47
[뉴스토마토 전보규·김재홍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았던 글로벌 자동차 공장이 대부분 다시 가동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평소 생산량을 회복하지 못했고 소비심리 위축 등에 따른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구조조정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가동 공장 비율은 83.5%(19일 기준)로 30%를 밑돌았던 한 달여 전보다 크게 늘었다.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의 주요 생산국 공장이 지난달 말부터 재가동됐고 미국과 인도는 이달 초부터 공장 문을 열었다. 멕시코와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에서도 이달 중순 재가동이 시작됐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공장 가동률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미시간주 공업도시 입실랜티의 포드자동차 공장에서 직원들이 인공호흡기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다만 생산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공장가동 정상화 추세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과 국가별 봉쇄령 지속, 공장 내 감염 예방 우선 대응 조치, 부품 수급 지연 등의 문제로 1교대 운영 등이 이뤄지고 있어 생산량은 낮은 수준"이라며 "글로벌 수요는 1분기보다 2분기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산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산업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은 확산하는 모습이다. 프랑스 르노자동차는 최근 성명을 통해 슬로베니아 레즈보공장 직원 3200명 중 10%가 넘는 4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수요가 줄면서 기존 3교대 근무를 축소하는 데 따른 것이다. 슬로베니아 레즈보 공장은 클리오와 트윙고 등 소형 차량과 전기차인 스마트 포포를 생산하고 있다.
 
르노는 디에프 공장과 꼬덩 공장 등 생산·조립 공장 폐쇄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지출 중 20억 유로를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 계획 중 하나다.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 연합은 오는 27일(현지시간) 비용 절감 방안 등이 포함된 경영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네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자회사인 크루즈는 전체 인력의 8%인 160여명을 감원하기로 결정했다.
 
렌터카 업체 허츠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102년의 역사를 지닌 허츠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렌터카 업체다. 허츠는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조치로 매출을 올리지 못하면서 1만명이 넘는 직원을 해고하는 등의 구조조정을 진행했지만 경영난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허츠가 보유한 56만대의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 풀리면 가뜩이나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신차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은 올해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2% 감소한 700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20%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국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는 상황이라 파산까지 가는 사례가 많지 않을 수 있지만 비용 절감 등을 위한 구조조정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코로나19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2~3분기를 지나면서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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