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자금사정, 금융위기 이후 최악 전망

기업 체감경기 회복세 더뎌…"적극적 유동성 지원책 필요"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의 부정적인 경기 전망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다음 달 자금 사정은 금융위기 이후 최악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이다.

 

26일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6월 전망치가 68.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보다 7.1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70선을 넘지 못하면서 부정적인 상태다.

 

종합경기 BSI 추이.자료/한경연

 

한경연은 경기 전망이 다소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과거 위기에 비해 회복속도가 더디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2009년 1월 최저치(52)를 기록한 뒤 두 달 만에 24.1포인트가 높아졌지만 이번에는 4월 최저치(59.3)보다 9.6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내수(71.4)와 수출(71.1), 투자(77.0), 자금(78.2), 재고(104.8), 고용(85.2), 채산성(76.2) 등 전 부문이 기준선을 밑돌았다. 특히 제조업의 자금 사정 전망은 73.9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66.4)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업활동 부진으로 현금흐름이 위축되고 금융기관 대출 여건도 악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기업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대출 연장에 실패하고 해외 매출채권 회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자동차(42.1), 의류·신발(50.0), 의료·정밀기계(50.0), 비금속 광물(55.0), 금속 및 금속가공(55.2) 순으로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5월 실적치는 70.6을 기록하면서 61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내수(74.2), 수출(72.0), 투자(76.8), 자금(82.6), 재고(107.3), 고용(84.9), 채산성(78.4) 등 전 부문이 기준을 밑돌았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 응답을 한 기업이 부정 응답을 한 곳보다 많다는 뜻이고 반대로 낮으면 부정 응답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다만 재고는 100이 넘으면 재고 과잉을 나타낸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어 회복세 지속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경제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금지원 절차 간소화 등 적극적인 유동성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