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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7시간 조사 뒤 귀가
검찰, 삼성물산 합병 분식회계 개입 집중 추궁…불구속 기소할 듯
2020-05-27 06:55:49 2020-05-27 07:15:03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시간여의 검찰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27일 오전 1시 30분 쯤 이 부회장이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전날 오전 8시쯤 비공개로 출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중국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찰은 이날 이 부회장을 상대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과정에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전 삼성물산 주가를 고의로 떨어뜨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조사에 적극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준법의무 위반 등에 대해 사과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반성과 개선 의지를 보이라는 권고에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경영승계)에서 비롯됐다"며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이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은 것은 3년 만이다. 지난 2017년 1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나와 뇌물공여 등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달 들어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정몽진 KCC 회장, 이영호 삼성물산 대표를 연이어 조사하는 등 이번 수사에 속도를 냈다. 삼성바이오의 상장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부회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았다.
 
검찰은 앞선 관련자들 조사와 이 부회장에 대한 이번 조사결과를 종합 검토한 뒤 조만간 추가소환 또는기소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불구속 기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핵심 논란 부분인 분식회계에 대한 법리적 다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이 큰 점, 수사가 오랜 기간 진행돼 온 점, 코로나19상황인 점 등에 비춰볼 때 검찰이 구속수사 없이 바로 기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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