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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건전한 노사' 약속, 이행중인 뉴 삼성(종합)
삼성 사장단,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초청 특강 경청
해고노동자 합의 도출 등 '대국민 사과' 약속 후속조치 이행 착수
2020-06-01 17:02:12 2020-06-01 17:02:12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실시한 '대국민 사과'에서 건전한 노사관계를 약속한 가운데, 계열사 사장단도 이 같은 인식을 함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이 부회장은 앞서 355일간 고공농성을 진행한 해고노동자 김용희씨와의 합의점을 찾은 데 이어, 약속에 대한 후속조치를 하나씩 이행하며 '준법 경영'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권고한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은 1일 오후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을 초청해 사장단을 대상으로 건전한 노사관계에 대한 강연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강연은 이 부회장이 지난달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했던 대국민 약속을 이행하는 후속조치로 마련됐다. 삼성 사장단이 함께 모여 외부 강사의 강연을 들은 것은 2017년 2월 이후 3년만에 처음이다. 
 
문 위원장은 '미래지향적 노사관계 형성'을 주제로 △한국노동운동의 특징과 역사 △노사관계의 변화와 전망 △건전한 노사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방향 △삼성 노사관계에 대한 외부의 시각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위한 제언 등을 강의하며 노사관계에 대한 삼성 경영진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특히 문 위원장은 경영진이 직접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먼저 변화하는 것이 미래 지향적 노사관계의 출발점임을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노사관계에 대한 삼성의 입장과 계획을 듣고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는 평소의 생각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강연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 20여명이 참석했다. 문 위원장과 삼성 사장단은 강연 외에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새로운 노사관계 확립 방안 등의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도 가졌다. 
 
삼성은 앞선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역 사거리 교통 폐쇄회로TV(CCTV) 철탑 위에서 복직 관련 농성을 벌여온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61)씨와의도 합의한 바 있다. 김 씨는 1982년 창원공단 삼성항공(구 삼성테크윈) 공장에 입사해 경남지역 삼성 노동조합 설립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1995년 5월 말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삼성을 상대로 사과와 명예복직 등을 촉구하는 시위를 해왔다. 이날의 합의로 김 씨는 355일 동안 이어온 고공농성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삼성은 그날 입장문을 내고 "그 동안 회사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인도적 차원에서 대화를 지속했다"며 "뒤늦게나마 안타까운 상황이 해결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김용희 씨의 건강이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4일 열리는 준법감시위 정기회의에서는 삼성 7개 계열사가 이 부회장 사과에 따른 후속 조치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해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보고에는 노사 관계와 시민사회 소통 관련 사안의 개선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의를 통해 실효성 있는 제도가 마련될 경우 준법감시위는 출범 약 4개월 만에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내준 과제를 일정 부분 완수한 셈이 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후 삼성의 노사 관계에 다양한 진전이 있었다"며 "자녀 승계 포기와 같은 파격적인 결단을 내린 만큼, 이전과는 다른 '뉴삼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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