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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3년차에 '본궤도' 올랐다
하만 계열사 정리 작업 상당 부분 진행…'디지털 콕핏' 등 결실도
2020-06-03 06:50:20 2020-06-03 06:50:20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가 3년차를 맞은 가운데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어느정도 안정화 궤도에 들어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의 IT 기술력과 하만의 전장 경험이 시너지를 내며 미래먹거리인 사업이 가속 페달을 밟는 모습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오른쪽)이 삼성전자와 하만 협력의 첫 결과물인 '디지털 콕핏'을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고지된 삼성전자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를 보면 올해 들어 삼성전자의 하만 관련 계열사 변동은 1건 밖에 발생하지 않았다. 아직 하반기가 남아있어 추가적인 정리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은 있지만 인수 3년차를 맞은 만큼 하만의 전 세계적인 업무 효율화 작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2017년 3월 하만 인수 직후 관련 계열사만 110개가량이 편입됐지만 이후 조직의 효율화 작업을 지속해왔다. '오디오, 스피커 및 기타 음향기기 제조업' 관련 계열사수만 놓고 보면 2017년에는 77개가 편입됐지만, 2018년 관련 계열사 6개를 합병·8개를 청산했고, 지난해에는 6개를 합병하고, 1개를 청산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계열사나 하만 인베스트먼트 그룹 등 비금융 지주회사까지 합치면 지난해까지 정리 작업을 거친 계열사의 갯수는 더 늘어나지만, 올해 들어서는 1개의 계열사(마틴 프로페셔널)의 청산만 진행됐다. 
 
하만은 피인수 후 계열사 정리 뿐만 아니라 내부 조직 전열도 재정비했다. 2017년 9월 커넥티드카 부문에 자율주행과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전담할 SBU(Strategic Business Unit) 조직을 신설했고, 삼성전자의 전략혁신센터(SSIC)와 커넥티드카 핵심 기술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그 결과물로 CES 2018부터 CES 2020까지 3년 동안 매년 사용자 경험과 편의성을 한층 진화시킨 '디지털 콕핏'을 선보였다. 디지털 콕핏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2018년 18.8%, 2019년 24.8%에서 올해 1분기 들어 30%까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수합병 후 후처리 과정에서 일부 합치고 없애는 작업이 계속 진행돼 왔다"며 "전 세계 적으로 업무가 중복되는 사업은 통합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과정은 계속 진행되고 있기에 완전히 끝난 시점을 논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하만 사이에는 인수 이후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대규모 인력 이전이나 연관 사업부 통폐합과 같은 작업은 일어나지 않았다. 재무나 전략 기획 등의 주요 요직에서 최소한의 인사를 내는 데 그쳤다. 하만이 개척해 온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감안해 독립적인 경영 시스템을 존중해 준다고 했던 삼성의 기조에 따른 것이다. 합병 당시 삼성의 이 같은 합병 철학은 이전까지와 다른 방식이라며 주목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장 사업은 고객사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하만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력을 감안해 독립성을 유지해주는 조건을 내걸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삼성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고 할 수 있고 향후에도 다양한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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