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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본 연구기관 이전 백지화…누리꾼들 '복지부 꼼수 그만'
2020-06-05 15:24:15 2020-06-05 15:24:15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질병관리본부(질본)의 질병관리'청'으로의 승격으로 인한 감염병연구소의 보건복지부 이관이 전면 백지화 됐다. 연구기능을 뺏기고 오히려 보건복지부의 뒷수습 역할에 그치고 마는 '무늬만 이관'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누리꾼들은 질병관리본부에 제대로된 기능을 집중시켜줘야 한다며 청와대의 이같은 결정을 반기고 있다.
 
5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현재 질병관리본부 소속기관인 국립보건연구원과 감염병연구센터가 확대 개편되는 감염병연구소를 보건복지부 산하로 이관하는 방안에 대해 이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문 대통령의 지시는 최근 질본의 질병관리청으로 승격과정에서 질본 산하의 국립보건연구원과 그 산하 감염병연구센터 등의 연구기관이 질병관리청이 아닌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3일 공개되고, 전문가를 비롯한 각계로부터 비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논란은 청와대 청원에서 촉발됐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같은 개편안에 대해 4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질병관리청의 승격을 열렬히 환영하지만 행정안전부에서 발표한 질병관리청의 승격에 황당한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며 이관철회를 요구했다.
 
이 교수는 이 글에서 질본의 연구기능(국립보건연구원)을 떼어내는 것은 보건복지부의 인사적체를 해결하기 위한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표했다. 연구기능은 질병관리청 산하에 남아있어야 감염병 대비역량에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같은 논란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관 후에도 질병관리청 내 별도 연구조직을 꾸릴수 있다며 이관안에 대해 찬성을 표했다. 감염병 연구와 보건의료 산업 전반과 통합 및 포괄 진행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다. 이러한 정 본부장의 '찬성론'을 두고, 공무원 조직 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예산과 조직이 줄어드는 이번 조직개편안이 무늬만 승격이라는 비판은 끊이지않고 제기됐다.
 
청와대의 재검토 지시 결정에 네티즌들은 반기고 있다. SNS에서는 '국민의 안전보다 부처 이기주의를 앞세우면 안된다', '질병관리청이 말 그대로 질병과 관련된 모든 기능들이 유기적으로 연관돼, 우리나라 국민이 만족하고 자랑스러워할 조직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조직과 예산 쪼그라드는 청의 승격이 무슨 의미 있나. 꼼수 그만 부리자', '이 시국에 밥그릇 늘리려는 보건복지부의 행태는 비난받아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사진/뉴시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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