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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면세점 "호텔신라 주식매수대금 사건 항소할 것"
"1심, 계약서상 명백한 문구 무시…지분처분 선택권 행사, 계약 위반 아니야"
2020-06-29 17:21:30 2020-06-29 17:21:3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호텔신라가 제기한 주식매수대금 지급 소송에서 패소한 것에 대해 동화면세점의 최대주주 김기병 롯데관광 회장이 항소할 방침이다.
 
29일 법조계와 면세업계에 따르면 동화면세점은 이날 "김기병 회장이 호텔신라에게 788억원을 지급하란 판결은 주식매매계약서의 명백한 문구를 무시한 부당한 판결이므로 서울고법에 즉각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화면세점은 "호텔신라의 주식재매도청구에 대한 특별조항인 제4조3항에 따르면 김 회장은 주식재매수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그 대신 잔여 지분 30.2%를 호텔신라에 귀속시키는 것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으므로 계약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며 "그리고 제4조3항은 호텔신라가 더 이상의 추가 청구를 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제한하고 있으므로 김 회장이 잔여 지분 30.2%를 호텔신라에 귀속시킨 경우에는 호텔신라가 김 회장에게 주식재매수대금을 청구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호텔신라가 김 회장이 보유한 동화면세점 총지분 50.1%중 19.9%를 매수하면서 체결한 매매계약서의 제4조3항은 호텔신라가 매수한 지분을 김 회장에게 다시 매수해 가라는 이른바 주식재매도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한 경우에 김 회장은 주식재매수를 거부하고, 그 대신 호텔신라의 요청으로 질권까지 설정해 준 잔여 지분 30.2%를 귀속시킬 수 있다"며 "이 경우 호텔신라는 더 이상의 추가 청구를 할 수 없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 회장은 이와 같은 주식매매계약서 제4조3항에 따라 호텔신라의 재매도청구에 대해 대금을 지급하고 이를 재매수해 주지 않고, 그 대신 잔여 주식 30.2%를 귀속시키는 방안을 택했던 것"이라며 "호텔신라도 30.2% 잔여 주식을 귀속시키는 것으로 감사보고서상 회계처리를 하고, 동화면세점 주식 가치가 하락했다면서 거액의 손상 처분까지 했다"고 부연했다.
 
동화면세점은 "그런데도 호텔신라는 주식매매계약서 제10조2항과 제11조4항이 일정한 계약위반 시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일반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을 이용해 호텔신라의 재매도청구권행사에 대해 김 회장이 주식재매수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면서 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7부(재판장 이상주)는 지난 26일 호텔신라가 김 회장에게 제기한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에서 김 회장이 호텔신라에 778억1047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김 회장은 유동성 위기를 겪던 지난 2013년 5월 호텔신라에 동화면세점 지분 19.9%를 600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3년 후 김 회장이 동화면세점 지분을 매도할 권리를 갖도록 하는 풋옵션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동화면세점 지분 30.2%에 대해 질권 설정을 했다.
 
김 회장은 이후 2016년 12월 주식매매계약서에 따라 풋옵션 담보로 맡긴 주식 30.2%를 호텔신라에 귀속시키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호텔신라는 2017년 5월 김 회장의 변제 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주식이 아닌 현금으로 돌려받겠다고 주장하면서 풋옵션을 행사한 주식 19.9%에 대한 처분 금액 716억원과 10%의 가산금 72억원이 포함된 788억원을 지급하란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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