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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매각 앞두고 '요지경' 인사
일부 직원인사에 금감원 입김설…투자관리부실 문책 임원은 '재임'
2020-06-30 10:29:24 2020-06-30 10:29:24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이 7월 1일자로 대대적인 인사이동을 진행한다. KDB생명 전경.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KDB생명보험이 7월 1일자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한다. 현재 JC파트너스와 매각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구조조정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다소 황당한 인사도 예고되고 있어 비판이 커지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민원 관련 책임이 있는 GA채널부문장,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 등 2명의 미등기임원을 보직해임했다. 이들의 임기는 내년 1월6일까지지만, 정재욱 대표이사가 이들에게 이미 해임통보를 했다. KDB생명은 '민원왕'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KDB생명 민원건수는 1308건으로 전분기(812건) 보다 61.08%나 증가했다. 보유계약 10만건 당 민원건수는 전분기 대비 56.79% 증가한 59.61건을 기록했다. 
 
KDB생명은 민원의 발단인 브리핑 영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고 다른 보험사에 비해 GA채널 의존도가 높은 보험사다. 금융감독원이 매년 실시하는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 따른 개선 권고사항 중 민원예방교육 부실 등을 지난해에도 시정하지 않아 반복적인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민원 발생에 대한 체질개선과 불완전판매에 대한 예방책은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민원 담당 부서의 차기 관리자로 내정된 한 직원을 두고 금융감독원의 인맥을 동원한 인사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내정 직원은 금감원 관계자와 모 대학 동문으로, 금감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사내에서 오르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에선 몇 달 전 수십억원의 투자자금 유출 위기를 야기한 투자부문 임원의 재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KDB생명은 이메일 형식의 해외투자 제안서를 통해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했다. 다행히 은행 측에서 이를 알고 최종 출금을 막아줘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보이스피싱과 관련해 당시 관리 부실이라는 이유로 관련 팀장들은 감봉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임원은 구두성 경고만 받고 이번 재임까지 확실시돼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임원 인사가 실적 위주라기보다는 원칙 없는 인사라는 비난이 커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KDB생명 측은 "인사는 회사의 고유 권한"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KDB생명 노조 관계자는 "이번 기구개편과 인사발령이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회의적인 입장"이라며 "JC파트너스가 이번 인사에 관여해 구조조정 수순을 진행하고 있으며 대표이사의 연임설과 맞물려 있다는 의심이 사실화 한다면 JC파트너스의 매각 인수를 강력히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DB생명의 매각 과정에서 40대 후반의 신임사장 내정설도 제기되고 있어 정재욱 대표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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