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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신안산선이 띄운 연현마을, 지금도 상승 중
재개발 거론 빌라·연립도 매물 실종…석수역 일대 탈바꿈 예정
2020-07-01 06:00:00 2020-07-01 08:29:02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눈에 잘 안 띄던 곳이 신안선선 호재로 사람들에게 포착됐다. 더디던 시세는 급하게 올랐고, 지금도 오르는 중이다. 아파트가 먼저 출발했고 이젠 아파트단지 옆 빌라와 연립주택들도 재개발 기대감에 뛰어올라 매물이 아예 자취를 감췄다. 
 
경기도 안양시와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의 접경지역인 석수역 뒤편 연현마을 얘기다. 역세권임에도 뒤편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넓게 열린 시흥대로 방향이 아니라 철길과 안양천 사이에 갇힌 작은 마을이기 때문이다.
 
1호선 철로가 석수동을 갈라놓았다. 철로의 왼편에 시흥대로와 철재상가, 푸르지오아파트 등이 있으며 오른쪽이 연현마을이다. <사진: 김창경 기자>
 
철로와 철길을 따라 늘어선 철재상가들이 시흥대로와 연현마을을 갈라놓아 접근성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으나, 신안산선 호재가 더 강했다. 낡은 석수역사는 새로 지어질 예정이고 철재상가는 조만간 자릴 내주고 그 자리엔 7층짜리 상가건물이 들어설 것이다. 신안산선 공사에 맞춰 노후주택들의 재개발까지 진행되면 석수역 일대는 완전히 탈바꿈하는 것이다. 
 
연현마을의 대표선수격인 석수두산위브 아파트의 시세를 보면 신안산선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석수두산위브는 2010년 9월에 준공한 10년 된 아파트다. 지난주 취재 당시만 해도 107㎡(전용면적 84㎡) 평형의 호가는 8억4000만원, 8억5000만원이었으나 다시 며칠 새 2000만원, 3000만원 정도가 더 뛰었다. 실제로 최근에 8억5000만원에 거래가 체결됐다고 하니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전세가는 4억3000만~4억4000만원인데 이 또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석수역 2번출구 앞에 연현마을의 대장주 석수두산위브 아파트가 있다. <사진: 김창경 기자>
 
이 평형의 시세는 2017년 봄만 해도 5억원 밑이었다. 횡보하던 시세가 그해 여름부터 뛰어 5억000만원까지 오르고 이듬해 여름엔 6억원에 거래됐다. 다시 1년이 지나 작년 5월에는 6억8500만원이었다가 10월에 곧바로 7억5000만원으로 급등했다. 이 사이 8월에 신안산선 착공이 발표됐다. 석수역에 신안산선이 들어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었지만 착공 소식은 또 다른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 
 
이후에도 시세는 계속 오르는 중이다. 올해 1월에 8억원을 돌파했고 현재 국토부 실거래가는 8억4500만원까지 찍힌 상태다. 올 들어 새로운 계약이 체결될 때마다 신고가를 다시 쓰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9억원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80㎡(59㎡)형도 함께 뛰었다. 현재 매매가는 6억5000만~6억7000만원, 전세가는 3억6000만원~3억7000만원이다. 30평대와 20평대의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를 보면 20평대 전세가율이 센 편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인근 중개업소 설명에 따르면, 이 마을 20평대 전세가 귀한 편이라고 한다. 
 
석수LG빌리지는 이곳의 터줏대감으로 부지가 넓다. 19년이나 된 구축이어서 석수두산위브에 비해 시세가 저렴한 편이다. <사진: 김창경 기자>
 
석수LG빌리지는 석수두산위브보다 9년 먼저 2001년에 입주해 조금 더 저렴하다. 106㎡(79㎡)형 매매가는 6억2000만~6억5000만원, 전세가는 3억5000만원이다. 78㎡(55㎡)형은 매매가 5억2000만~5억5000만원에 전세가 3억원으로 석수두산위브와는 대략 1억원이 차이 난다. 석수LG빌리지는 20평대 전세 강세 현상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석수두산위브 전용 84형을 전세라도 끼고 사려면 4억원 넘는 종잣돈이 있어야 한다. LG빌리지도 3억원은 필요하다. 갭투자에 대한 규제로 대출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액 투자로 접근하기엔 부담스러운 조건이다. 시세가 계속 오르고 있어 따라잡는 것도 부담스럽다. 
 
투자 목적이라면 아파트 옆 재개발 후보지에 투자하는 편이 나아 보인다. 석수두산위브가 둘러싸고 있는 연립주택 단지는 지난 4월에 재개발을 확정하고 건설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석수두산위브 앞 연립주택은 재개발이 확정됐다. <사진: 김창경 기자>
 
홀로 떨어져 있는 이보다 큰 곳은 석수역 2번 출구 바로 앞. 두산아파트 옆으로 빌라와 연립주택들이 모여 있는 곳인데 이곳도 재개발을 추진 중이다. 5~6개동, 400세대 정도 아파트로 재개발해서 그중 절반을 일반분양하는 큰 그림이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이곳 주택들의 시세는 방 2개, 화장실 1개짜리 15평 빌라가 2억 정도, 방 3개짜리 28평은 3억원 이상이다. 전세를 끼고 매입할 경우 1억원대로 가능하다. 
 
문제는 재개발 가능성이 생기면서 외부 투자자들이 유입됐고 주민들도 매도물량을 거둬들여 현재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사실상 마지막 실거래가가 의미가 없어 보인다. 집주인이 새로 내놓는 가격이 시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해도 이쪽이 소액투자로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LG빌리지 인근 혐오시설이던 아스콘공장이 나간 자리에는 경기도가 공영개발로 아파트를 세울 계획이었다가 이를 취소하고 4만㎡ 규모 시민공원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광명KTX 방향으로 교량도 건설할 계획이다. 
 
석수역은 변신 중이다. 10년 후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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