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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유착 의혹' 수사팀 부장검사 "끝까지 지켜봐 달라"
내부 게시판에 "MBC에 대해서도 치우침 없이 수사 진행" 글 올려
2020-07-07 20:34:31 2020-07-07 20:34:51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가 정치적 문제로까지 비화될 조짐이 보이자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부장검사가 검찰 내부에 "수사를 끝까지 지켜봐달라"는 글을 올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정진웅 부장 검사는 7일 저녁 6시쯤 검찰 내부 게시판인 이프로스에 <'채널에이-엠비시(MBC·문화방송) 보도 관련 사건 수사에 대해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다수의 중요 증거를 확보해 실체적 진실에 상당부분 접근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 부장검사는 "수사팀은 2020년 3월31일 MBC 뉴스데스크의 보도 이후 4월7일 시민단체의 고발 및 총장님의 수사지시에 따라 본건 수사에 착수하게 되었다"며 "그동안 중요 수사진행 상황에 대해 대검 주무부서인 형사부에 수사상황 일일 보고 등 사전·사후 보고를 하고, 대검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MBC에 대한 피고발 사건도 수사 절차에 따라 MBC로부터 증거 자료를 확보하고 치우침 없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저희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오로지 법리와 증거에 따라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다. 수사가 마무리 되는 대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그 결과를 말씀 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수사팀 일원으로서 이 사건을 바라보시는 검찰 구성원들의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올리게 됐다"며 "검찰 구성원들께서도 수사팀의 수사를 끝까지 지켜봐 주시고, 신뢰를 보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이날 오후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장 검사는 이프로스에 <소위 '검언유착' 수사팀의 불공정 편파 수사 의혹>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사건의 독립적 수사를 요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에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사의 공정성을 공개 질의했다. 
 
정 부장은 "저를 비롯한 일선의 많은 검사들이 현 수사팀이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수사를 하고 있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 사건은 ‘검언유착’이라는 의혹 외에 소위 ‘권언유착’이라는 의혹이 있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강요미수 혐의 피해자라는 이철 대표나 중간 의사 전달자인 지모씨가 채널A 기자가 이철 대표에게 편지를 보낸 초기부터 유력 정치인이나 친여권 성향의 언론사 등과 함께 '마치 이철 대표가 로비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행세하며 채널A 기자에게 덫을 놓았고, 전 법무부장관의 수사 책임자였던 한모 검사장을 검언유착의 당사자로 몰고 갔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수사팀의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수사 및 비정상적인 행태 이후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였고, 이로 인해 검찰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에 놓여, 이대로 완벽한 ‘정권의 시녀’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불공정, 편파수사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적극 해명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만약 해명하지 못하겠다면, 불공정, 편파수사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건을 기피하여 새로운 특임검사에게 수사권을 넘기시기 바랍니다"라고 촉구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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