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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운동 하반기 전망)①해외 보폭 넓히며 개인 주도 장세 계속
증시대기금154조 '역대최고'
부동산규제·저금리에 돈 몰려
개인, 해외직구·IPO '큰손' 부상
2020-07-13 06:00:00 2020-07-13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을 떠받쳤던 개인투자자,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하반기에도 증시를 주도할 전망이다. 제로금리와 부동산 규제 여파로 갈 곳을 잃은 돈이 증시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내를 넘어 해외 주식 투자로 보폭을 넓히며 '증시 큰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진입을 위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9일 기준 46조3415억원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연초(29조원8599억원) 대비 55% 뛰었다. 연중 저점을 기록한 지난 3월19일 투자자 예탁금이 38조3667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개월 만에 약 8조원이 불어난 것이다.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개인 투자자의 총알(자금)이 끊임없이 장전되고 있는 셈이다.
 
신용거래융자잔고 역시 12조9820억원(9일 기준)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갈아치웠다. 이날 현재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액은 6조1818억원, 코스닥시장 융자액은 6조8002억원에 달한다. 통상 신용융자는 개인투자자가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사에 자금을 빌리는 것으로 주식시장의 열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잔고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투자자예탁금과 장내파생상품예수금, 환매조건부채권(RP)잔고, 위탁매매 미수금, 신용거래융자, 신용거래대주를 합한 증시주변자금은 153조1274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가 일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는 올해 초 대폭락 이후 개미 투자자들이 이끌어왔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액은 39조6885억원으로, 연간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던 2018년(7조450억원)의 5배를 넘어섰다. 개인투자자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대규모 매물을 소화하며 증시를 떠받친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 증권사를 통해 해외주식을 사고판 외화주식 결제액(709억1053만달러)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작년 총 결제금액(410억달러)보다 2배 가량 늘었다. 특히 지난달 외화주식 결제액은 186억4970만달러로 예탁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래 월별 기준 최고 수준을 새로 썼다.
 
이밖에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 지난 2일 상장한 SK바이오팜은 청약 증거금에만 30조9889억원이 몰리며 공모주 흥행을 견인하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은 연초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을 각각 32조8000억원, 7조9000억원씩 순매수하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며 "금리가 0%대로 하락하며 투자처를 찾고 있는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추가 매수 여력도 충분할 것으로 봤다.
 
최 연구원은 "올해 금융자산 증가율이 8%로 유지되고 주식 비중이 금융장세 평균인 16%를 회복한다면 개인은 45조원 가량 추가 순매수 여력이 있다"며 "코스피 2200선에서 저항이 심한 가운데 추가 매수 여력은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올해 3000조원을 상회한 M2(총통화)를 감안하면, 개인들의 투자자금은 주식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은행의 완화기조로 금리 레벨이 사상 최저치로 낮아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주식투자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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