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안 보이는 해외 건설 수주
7월 실적 6억5400만달러…15년만에 최저치
입력 : 2020-08-10 14:12:38 수정 : 2020-08-10 14:12:38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해외 건설 수주가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수주 계약 실적이 15년만에 최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짙어진 영향이 크다. 세계 곳곳에선 발주를 늦추거나 계약을 미루는 사업이 나오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해외 수주 절벽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1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 계약금액은 6억5407만달러(약 7771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4억480만달러(약 1조6700억원)보다 53% 줄어든 수치다. 7월의 해외 수주 금액만 놓고 보면 지난 2005년 이후 15년만에 가장 낮다. 2005년 7월 해외 계약금액은 약 4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해외 수주는 연초만 해도 걱정이 없어 보였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조단위의 굵직한 사업을 따내면서 해외 실적을 끌어올렸다. 그 덕에 이날까지 누계 기준 해외 수주 실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29% 많다.
 
그러나 월 단위로 쪼개보면 코로나19에 따른 여파가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4월 우리 건설사의 해외 수주는 1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줄었고, 6월에는 그 격차가 더 벌여져 43%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19로 인해 드리워진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해외 건설 시장에서도 점점 짙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각국에서 코로나19를 이유로 발주를 미루는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선 주요 신규공항 건설 및 확장사업의 추진을 2023년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관광과 항공 산업 타격이 큰데 회복에 2~3년이 걸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인도네시아, 두바이와 바레인 등도 건설 프로젝트의 일정을 조정한 바 있다.
 
우리 건설사 텃밭인 중동 건설 시장의 발주를 결정짓는 유가 역시 회복이 더디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40달러 초중반대에 형성돼 있다. 코로나19 확산 직후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한 적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반등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통상 60~70달러는 돼야 중동 발주가 가능하다고 본다. 이런 탓에 오일머니로 재정을 확충하는 중동은 허리띠마저 졸라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카타르, 이라크 등이 예산 절약에 나선 상황이다.
 
발주가 어려워진 것뿐만 아니라 수주가 가시권에 들어온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발주처가 사업을 진행해 미래에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데 공사비 지급 가능성도 검토하면서 계약이 늦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주 작업이 막바지에 있는 사업도 계약을 못하고 있다”라며 “경제 침체 가능성이 크다 보니 발주처가 섣불리 계약 마무리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반기 남은 기간도 수주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침체의 근본적 원인인 코로나19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세계 건설 시장의 전망치도 지속 하락세다. 다국적 시장 조사업체 IHS마킷은 지난 6월 올해의 세계 건설시장 규모를 지난해보다 6.8% 떨어진 10조5000만달러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11조6000만달러로 예측했으나, 올해 4월 11조1000만달러 등으로 내리다가 10조달러대까지 낮췄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초 업계와 정부가 전망한 연간 300억달러 달성은 가능성이 낮아졌다”라며 “올해 해외 수주 영업에 제약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영업 성과가 나오는 내년에도 수주 실적이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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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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