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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까지 꽉 막혔던 한국영화 ‘흥행문’…결국 ‘반도’가 답이었다
영진위 7월 결산 보고서 발표…’빈도’ 개봉 이후 관객 수 급증
2020-08-13 10:52:56 2020-08-13 10:52:56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입장권 할인권 배포와 신작 개봉이 각각 6월과 7월 관객 회복세의 큰 힘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로 극심하게 위축됐던 영화계 상황은 평년 대비 50% 이상까지 회복됐다. 이런 회복세의 중심에는 올 여름 한국영화 3’ 가운데 첫 번째로 개봉한 반도의 역할이 가장 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반도의 스크린 독과점이 관객들을 극장가로 끌어 모으는 원동력이 된 것으로도 조사됐다.
 
13일 영진위가 발표한 ‘2020 7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7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전월 대비 68.4%(191) 증가한 469만 명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40.5%(135) 증가한 수치였다. 7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전월 대비 65.1%(158) 증가한 400억 원으로 전년 대비로는 57.5%(146)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한국영화 관객 수가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2017~2019 7월 개봉한 마블 영화 영향으로 7월 한국영화 관객 수가 지난 3년간 감소세를 나타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7월 한국영화 관객 수가 평년(2015~2019 7월 평균) 한국영화 관객 수인 852만 명의 55.1%까지 회복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분명한 회복세의 청신호다.
 
자료/영화진흥위원회
 
외국영화는 지난 3월 이후 미국 극장이 영업을 중단한 영향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개봉이 없어 4월에서 7월까지 월 관객 수에서 큰 변동이 없었다. 7월 외국영화 관객 수는 전월 대비 14.0%(15) 감소한 93만 명이었다. 전년 대비로는 95.0%(1765) 감소율을 나타냈다. 7월 외국영화 매출액은 전월 대비 15.1%(13) 줄었고, 전년 대비 95.4%(1515) 감소했다.
 
한국영화 관객 수 증가로 7월 전체 관객 수는 전월 대비 45.4%(175) 증가한 562만 명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74.4%(1630) 감소한 수치였다. 7월 전체 매출액은 전월 대비 44.2%(145) 증가한 472억 원이었는데, 전년 대비로는 74.3%(1369) 감소했다.
 
극장 운영을 보자면 분명한 관객 수 회복세로 단계적 정상화가 돼 감에 따라 흥행 1위 영화 상영점유율도 치솟았다. 1월 일 평균 상영횟수는 19635회였다. ‘코로나19’ 사태로 4 5379회로 바닥을 쳤다가, 이번 7 13987회로 일 평균 상영횟수가 증가했다. 특히 반도가 개봉한 7 15일에서 7 31일까지 일평균 상영횟수는 15437회로 1월 일평균 상영횟수의 78.6% 수준까지 회복했다.
 
상영횟수가 늘어나면서 일 관객 수와 주말 관객 수도 크게 증가했다. ‘반도개봉 첫 토요일인 7 18일 관객 수는 55만 명으로 153일 만에 일 관객 수 50만 명을 넘겼다. 주말 관객 수 역시 반도개봉 첫 주말(7 17~19) 133만 명을 기록하면서 22주 만에 주말 관객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관객이 급증한 배경에는 상영배정의 편중(소위 스크린 독과점)이 있었다. 7 18반도의 상영점유율은 올해 최고 상영점유율인 78.5%였는데, 한국영화로는 역대 최고 상영점유율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또 하나의 이례적인 기록이 탄생된 셈이다.
 
7월 전체 흥행 순위 1위를 차지한 반도’(총제작비 190억 원)는 총 185개국에 선판매됐고, 이를 감안한 손익분기점은 250만 명으로 알려졌다. ‘반도 8 7일까지 362만 명의 누적 관객을 기록해 해외 수출 실적을 반영한 손익분기점 돌파에 성공했다. 7월 전체 흥행 순위 2위에 오른 ‘#살아있다’(순제작비 75억 원) VOD 예상수익까지 포함한 극장 손익분기점은 190만 명이다. ‘#살아있다 7 190만 명의 누적 관객 수에 도달했다. TV VOD OTT 시장이 성장하면서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영화들이 늘었다. 해외 수출 역시 코로나19’ 시대를 극복하는데 한몫을 했다. 외국영화로는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17만 명을 동원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8 26테넷이 개봉한 이후에야 외국영화 관객 수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영진위 측은 예측했다.
 
영화 '반도' 스틸. 사진/NEW
 
강세를 보이던 재개봉작 관객 수가 감소한 것도 7월 극장가의 특징이었다. 전체 관객 수에서 재개봉작 관객 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3 11.8%, 4 25.1%, 5 23.7%였다. 그러다 6월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배포와 함께 중예산 이상 규모 한국영화 4편이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하면서 전체 관객 수가 크게 늘었고, 재개봉작 관객 수 비중은 6 9.2%로 줄었다. 7월에는 순제작비 100억 원 이상 대작영화 반도강철비2: 정상회담이 개봉하면서 7월 재개봉작 관객 수는 전월 대비 21.5% 감소한 28만 명이었다. 전체 관객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였다. 다만 알라딘 7 10만 명의 관객을 모아 재개봉작 흥행 1위를 차지하면서, 올해 상반기 재개봉작 흥행 순위에서의 뮤지컬영화 강세는 7월에도 계속됐다.
 
이외에 투자 배급사 순위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개봉 연기 사태로 지난 3~5월에는 국내 메이저 투자·배급사 4’ 이름을 배급사 순위 상위권에서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6월 영화관 입장료 할인권 배포를 계기로 중예산 이상 규모 한국영화가 개봉하기 시작했고, 7월에는 여름 시즌을 맞아 한국 대작영화가 개봉하면서 국내 메이저 투자·배급사들이 배급사 순위 상위권에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반도’(322만 명), ‘부산행: 익스텐디드’(4117) 2편을 배급한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가 관객 수 322만 명, 관객 점유율 57.3% 7월 배급사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살아있다’(70만 명), ‘강철비2: 정상회담’(52만 명) 3편을 배급한 롯데컬처웍스()롯데엔터테인먼트가 관객 수 122만 명, 관객 점유율 21.7% 2위에 올랐다.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17만 명) 2.5편을 배급한 ()홈초이스가 관객 수 17만 명, 관객 점유율 3.1% 3위에 자리했다.
 
7월 독립·예술영화 순위에선 직장 내 성폭력을 고발한 여성들이 주인공인 실화영화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16 9000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밤쉘은 저예산 장르영화를 제외하면 다크 워터스’(2020, 311, 12 8000) 개봉 이후 대략 4개월 만에 10만 명을 돌파한 첫 번째 독립·예술영화다. ‘#살아있다반도개봉 사이에 3주 간격이 있었고, 이 시기에 틈새시장이 형성되면서 밤쉘 882개 스크린을 확보할 수 있었다. 독립예술영화전용관에 대한 6000원 할인권 지원이 7월부터 시작된 것도 밤쉘흥행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영화로는 스포츠를 통해 젠더 문제를 얘기한 야구소녀 7000(누적 3 6000)으로 8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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