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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유행에…아시아나 매각 다시 '난기류'
국제선 재개 멀어지고 유일한 수익 항공화물 요금도 하락세
"산은 당근책 내도 HDC현산 태도 바꿀 가능성 크지 않아"
2020-08-25 06:01:09 2020-08-25 06:01:09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며 아시아나항공(020560) 매각 결과를 더욱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최근 당사자들이 만나면서 진전을 보이는듯 했으나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악재가 변수로 떠오르며 딜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24일 금융·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오는 9월 초 정몽규 HDC(012630) 회장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3차 회동'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이 회동을 기점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은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의지를 확인한 후 인수 성사든 불발이든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매듭짓길 원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매각과 관련해 어두운 전망이 쏟아졌지만 화물 선방으로 아시아나항공이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기대의 시선도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분기 148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대한항공과 함께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흑자를 기록했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의 대면 협상 제안을 HDC현산이 이례적으로 수용하며 분위기 반전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늘기 시작하며 HDC현산이 인수를 더욱 보수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며 아시아나항공 매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국제선 재개 시점이 더욱 미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제선을 재개한다고 해도 항공업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을 경험한 이상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품는 것은 부담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이 일며 아시아나항공 매각 성사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이 가운데 유일한 수익 창구인 화물도 상반기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항공사들은 화물기와 여객기 화물칸의 일부를 활용해 화물을 실어 나르는데 상반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여객기 운항이 줄어들며 항공화물료가 치솟았다. 덕분에 국내 대형항공사들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화물을 운송했음에도 이익을 많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항공화물료는 하락하는 추세다. 홍콩 항공화물 운임지수(TAC)에 따르면 8월 셋째주 중국~유럽 항공화물 운임은 kg당 3.09달러로 전주보다 7.79% 하락했다. 중국~미국과 홍콩~유럽도 각각 6.85%, 0.54% 전주 대비 떨어졌다. 홍콩~미국 노선의 경우 5.62달러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오르긴 했지만 지난 5월 8.47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최고점은 이미 지났다는 게 중론이다.
 
이 가운데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와 권순호 HDC현산 대표의 만남도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이 협상을 통해 HDC현산은 재실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금호산업도 물러서지 않으며 양측은 각자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협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업계(IB)에서도 HDC현산의 인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291.01%로 지난해 말보다 904.32%p 폭증했는데 상반기 영업이익을 냈다고 해도 HDC현산이 이를 감당하기는 무리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HDC현산은 산은이 어떤 당근책을 내놓을지를 보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어떤 타협책이 나와도 HDC현산의 태도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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